친구, 술

12. 6 - 7 영흥도와 수리산숯가마

PAROM 2014. 12. 8. 07:30

 석달마다 하룻밤을 새워가며 술잔을 기울이자고 약속하고 만난지 10년이 넘은 친구들과 이번엔 영흥도로 갔다. 처음엔 계룡시 친구집 근처의 휴양림으로 가기로 했는데 사정이 생겨서 그곳은 취소하고 대부도 근처에서 하루를 지내기로 했다. 이맘쯤엔 거의 속초로 갔었는데 내가 차를 트라제에서 싼타페로 바꾸고 부터는 차가 두 대가 움직여야 하므로 갈 곳을 잡기가 쉽지가 않아졌다.

 

 여덟의 친구 중에 한 명은 토요일마다 하는 공부를 빠질 수 없다며 불참한다고 하여 근처에 사는 친구만 태우고 오이도역으로 갔다. 고속도로가 막힐 것으로 예상했으나 그렇지 않아 예정시간보다 30분 이상 빨리 도착해 가다리다가 수지에서 출발해 남부터미널에서 다른 친구들을 태우고 온 차와 만나 나눠 태우고 시화방조제를 지나 대부도 소나무집으로 점심 바지락칼국수를 먹으러 갔으나 1인분에 12,000원이나 하는 바람에 모두들 이건 아니다 싶어 바로 영흥도 대교를 넘어 다리 아래 수산물직판장으로 갔다. 거기서 참돔과 농어, 우럭을 회떠 한참을 부산스럽게 먹고 밖으로 나와 민박을 정하고 바다바람을 쐬러 모두 나와 다니다 굴를 까고 있는 아주머니들에게서 굴 네 봉지를 산 후 근처 가게에서 막걸리와 소주를 더 사서 만박에 돌어와 상을 펴고 굴을 먹었으나 양이 많아 반 조금 더 먹었다.

 

 이제 회갑이 되고 육순이 되니 예전만큼 상대를 배려하지 못하는 경우가 자주 생긴다. 자신의 생각을 그냥 말하는 바람에 다른 생각을 하는 친구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것이 이번 여행에서도 여러번 나타났다. 그래도 다행스러운 것은 아직 남을 생각하는 친구 덕분에 소란 없이 지나갔고 나중에 그일을 얘기했을 때 그냥 웃으며 받아주는 것이 우리가 자주 모여서 얘기한 때문 아닌가 싶다. 우리 나이 때면 보수적이고 우익의 성향을 대부분 띄게 된다고 하지만 남에게 까지 강요하거나 하진 않는데 한 명만은 남의 생각에 개의치 않고 경상도 특유의 발음으로 그런 얘기를 해서 마음을 상하게 만드는 것이 좀 그랬다. 하긴 나도 내 주장을 하긴 하지만. 여덟 명이 모두 같은 생각이리 수 없고 특히 진보적이고 좌익의 성향을 띄는 우리 동갑내기들은 찾아보기 힘든데 수다를 떨었으니 나도 문제였다.

 

 다른 친구들은 자고 셋이서 숙소에서 밖으로 나가 저녁을 먹고 들어와 자고 아침에 일어나니 할 일이 없다. 섬이라고 해야 속초처럼 볼 것도 없고 해서 아침만 먹고 헤어지자니 계룡시에서 올라온 친구도 있고 해서 예전에도 몇 번 갔던 대야미역 근처의 수리산숯가마로 갔다. 그곳에서 한참을 보내다 점심을 먹고 나와 다시 땀을 한 번 흘리고 헤어져 집에 오니 아내가 나중에 퇴근해 들어오며 잔뜩 화가 나 있다.

 결혼29년 기념일인데.......

 에휴~~~~~ 할 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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