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술

2016.3.16 - 17 만리포를 한마음 친구들과

PAROM 2016. 3. 17. 18:57

 오랜동안 8명이 만나던 모임이 부득이 한 사정으로 빠진 2명을 제외하고 6명이 다시 모여 활동을 시작했다. 모임에 나오지 않던 이들 때문에 2015년엔 서울시내에서 간단하게 술 한잔 한 것을 빼면 모이지 않았고 작년 년말에 다시 모이자고 약속한 친구들과 이번에 처음으로 다시 술여행을 시작한 것이다. 회사일로 바쁜 한 명을 제외하고 다섯 명이 만리포해수욕장 끄트머리의 친구매형 소유의 별장에 가기로 하고 계룡시에 사는 회장은 바로 가기로 하고 서울에 사는 우리는 사당역에서 만나 출발하기로 하였따.

 

 정말 오래간만에 출근시간대에 자동차를 갖고 자유로로 해서 강변북로를 달렸는데 행주산성을 지나자마자부터 막히는 바람에 약속시간에 10분 넘게 늦게 갔다. 집에서 70분 먼저 출발했으니 80분이 넘게 걸린 것이다. 차에서 교통방송을 듣고 경부고속도로를 피해 과천의왕고속도로로 해서 서평택JC를 지나 서해고속도로 서산IC로 해서 태안으로 가서 백화산가든에서 계룡에서 오는 친구와 만나 점심을 먹고 태안재래시장으로 갔다. 그곳에서 제철인 쭈꾸미 1Kg, 새조개 2Kg, 간재미 두 마리를 샀더니 피조개 16개를 덤으로 더 주었다. 시장을 나오면서 밑반찬 4가지를 더 사고 마늘도 샀다. 이젠 나이들이 들어서 그런지 에전처럼 반찬을 다 만들어 먹으려 하지 않고 편하게 하려는 경향을 드러낸 순간이었다. 만리포 별장으로 오는 길에 다른 가게에 들러 쇠고기 등심 두 근과 밤새 마실 물, 소주, 막걸리를 샀다. 그런데 확실히 예전에 비해 구입한 술의 양이 적었다. 소주 6병과 막걸리 1.2리터 6병이었으니.

 

 별장에 도착해 청소부터 하고 난로에 불도 피우고 마당에 있는 식탁과 의자를 닦고난 후 간재미회를 안주로 막걸리 2병을 비우는 사이 노을이 지는 바람에 제대로 사진을 찍기 못하고 어두워지면서 거실로 자리를 옯겨 본격적인 마시기를 했다. 안주는 새조개샤부샤부로 시작해 쭈꾸미 샤부샤부를 먹는 것으로 가지고 간 술병을 모두 비우고 새벽 세 시가 되어서야 등을 붙였다. 늘 하는 얘기들이 주로 대화거리로 나오지만 이젠 더 나이가 들어서인지 같이 직장에 다녔던 분들 중 돌아가신 분들에 대한 얘기와 우리의 추억들을 되새김하는 것으로 많은 시간을 보냈다.

 

 아침에 눈을 뜨니 8시였다. 늦게까지 마신 바람에 술이 덜 깨 머리가 지근거렸다. 둥글래차를 한 잔 마시고 멸치다시다 국물을 만들어 청양고추와 마늘을 넣고 끓이다 피조개를 넣으니 국물색깔이 갈색으로 변했다. 거기에 어제 가게에서 산 칼국수 면을 넣고 끓여 한 그릇씩 마시고 나니 땀이 흐른다. 아침을 먹고 났으니 이제 동네구경에 나설 차례. 집 앞 절벽 옆으로 새로 산책로가 멋지게 나 있어서 그길로 한바퀴 돌고 천리포해수욕장으로 가려는데 밀물이라 길이 잠겼다. 그래서 집앞으로 돌아서 천리포수목원을 지나서 백리포해수욕장까지 다녀왔다.

 

 그리고나니 점심 때가 되어 어제 산 등심을 마당에서 구워먹고 서울 퇴근시간 전에 집에 가기 위해 서둘러 출발했고 다시 백화산가든에 들려 고기를 산 후 집으로 돌아왔다. 집으로 왔는데 아직도 멍하다. 일 년 만에 다시 시작된 모임이 앞으로 어찌 진행될지 모르겠지만 다들 마음이 잘 맞아야할텐데 어떨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