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공사장 경험

PAROM 2015. 8. 2. 11:04

2015. 4월과 5월에 계룡시에서 8일간 방음벽공사 마무리 일을 하고 5월부터 7월31일까지 산본에서 어린이 물놀이 놀이터 공사를 한 것이 이제 모두 끝났다.

포항제철에 두 번 입사해서 홍보업무를 하다가 포스코건설에서 이사를 마지막으로 정년을 한 친구가 무료하다고 자기가 아는 사람이 소장을 하는 공사현장에 가서 일을 한 것이 계기가 되어 우리 보고도 같이 하자고 해서 재미삼아 일을 한 것인데 7월의 뙤약볕에서 새까매지도록, 허리가 아프도록 일을 하게 되었다. 일을 마치고 성남에 또 공사가 있다고 가서 같이 하자는 것을 허리가 아프다고 해서 사양을 했다.

나는 고등학교를 마치고, 아니 재학 중일 때도 건설회사와 인연을 맺었다. 1973년 고3 여름방학에 대림산업 영동교건설현장에서 한 달간 일-사실 취업인 줄 알고-을 했고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경남기업에 다니다 대학을 졸업하면서 들어간 곳이 국제종합건설이었고 용산에 국제빌딩을 짓고 국제상사와 합병을 하였어도 계속 건설부문의 일을 하다가 국제상사가 해체되며 극동건설이 건설부문을 인수하는 바람에 다시 국제종합건설로 복귀하여 2000년 명퇴할 때까지 다녔다. 그러므로 청춘을 모두 건설회사에서 보낸 것이 되었으나 본사의 관리부서에만 근무했기 때문에 현장에 대해서는 감사하러 다닐 때 본 것 이외에는 아는 것이 전혀 없었다.

그래서 호기심도 있고 일이라면 남들이 하는 것 못할 것 있겠냐는 생각에, 그리고 용돈도 있으면 좋고 60이 된 사람이 기술도 없이 하루에 일당 10만 원을 받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을 알기에 선뜻 승낙을 했던 것인데 공사기간이 길어지고 일산에서 산본까지 밀리는 고속도로를 매일 운전하며 다니다보니 피로가 극대화 되었고, 무슨 연유에선지 허리가 아파 침을 맞으러 다녀야 했고, 다니던 헬스장도 두 달 가까이 가지를 못했고, 아파트와 상가에서 직책을 맡고 있는데 공사장에 다니면서 소홀하게 되어 미안해졌고, 일을 오래 하다 보니 공사판 인부 같단 생각이 주입이 되는데다 하필이면 일하는 중에 가지고 있는 회사의 주식이 많이 올랐었으나 대응을 하지 못해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를 잃었다. 그래서 이런저런 핑계를 대지 않고 허리가 아파 치료를 해야 되겠다고 하고 성남에 일하러 가는 것을 거절하였다. 물론 가족들의 동의 아니 몸 생각해서 그만두라는 적극적인 권유도 있었다.

일을 하면서 현장 룰을 잘 알지 못해 불만인 것도 많았고, 용어를 알아듣지 못해 어이없게 만들기도 했지만 나름대로 열심히 했고 쉽게 하려고 얘기한 것이 현장에 도움이 되기도 했다. 무엇보다 나를 지탱했던 것은 공사의 처음부터 끝까지 어떻게 진행되는지 봐야겠다는 생각과 힘이 들어도 계속 같이 일을 하던 욱진 형이었다. 그러나 싫었던 일도 많았는데 내 차에 시멘트를 싣는 일은 먼지 때문에 새 차를 헌차로 만드는 짓이라 정말 싫었고 게다가 건설장비들을 싣고 다니는 것 또한 아주 싫었다. 그리고 잡부는 아무 생각 없이 시키는 대로 해야 한다는 말도 좋지 않았고 내가 꾀죄죄하게 입고 시내를 돌아다니는 것은 별 문제가 없었으나 그런 옷차림으로 다른 사람이 내차에 타는 것은 싫었다. 차를 끔찍이 위하는데 더러워지는 것은 싫어서였다. 우리에게는 그러지 않았지만 일꾼을 필요에 따라서만 부르고 소신대로 말을 하면 싫어하는 모습도 보기 좋지 않았다. 나도 저렇게 비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친구가 나보다 소장을 더 위하는 모습도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유쾌하진 않았다.

물놀이장 공사를 하다 보니 별별 일을 다 하게 되었다. 처음 벽돌 걷는 일부터 시작을 해서 모래를 모으는 일, 레미탈 나르고 개는 일, 경계석 치우고 놓는 일, 철근 묶는 일, 보도블록 놓는 일, 화강석 자르기와 놓는 일, 내차로 건재상에 가서 물건 사 오는 일, 숱한 삽질, 배관작업, 몰탈 칠하는 일, 청소, 콘크리트 치기와 나르기 그리고 온갖 잡일 들을 했다. 웬만한 토목공사현장을 경험한 것과 같다. 여기서 배운 일을 앞으로 쓸 일이 있을지 궁금하다. 힘은 들었지만 좋은 경험이었다. 돈을 받으면서 배운.

이제 일을 마치면서 무엇을 했는지 생각을 돌이켜 보았다. 일상으로 다시 돌아오니 아침마다 다니던 헬스장이 가장 먼저 생각이 나고 상가 사무실에 어떻게 다닐 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주식도 살펴봐야 하는데 겹치지 않고 잘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겠다.

 

 

'직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5.4.18-21 엄사면 현장 막일   (0) 2015.04.26
NAIZ  (0) 2012.10.14
양평 농사  (0) 2012.09.13
밭일  (0) 2012.04.05
요즘 하는 일이  (0) 2012.0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