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7.18 - 19 주문진항

PAROM 2020. 7. 19. 20:25

지금 주문진 소돌항 주차장에서 차박 중이다.
참 여러 해 만에 아내와 같이 떠났다. 다른 약속들이 있었는데 아쉽지만 미루거나 포기를 해야 했다. 그 기약들도 이뤄지길 바란다.

내겐 수익을 생각하면 외려 적자고, 의리상 아니 어떤 핑게로 남을 돕는 일을 했는데 이게 또 그 상대방들의 갑질이 장난이 아니다. 우습지도 않지만 싸울 수도 없어서 아예 잊기로 했다. 내가 지금 이 나이에, 이 건강에, 왜 이러는지....ㅠㅠ

참 오랫만에 동해바다에서 멋진 황혼을 봤다.
붉게 온 하늘을 적셨던
졸려....(22:54)

차 창문을 조금 내리고 자다가 가려워서 잠에서 깼다. 어제 창문을 가릴 방충망을 준비했어야 했는데 .... 제대로 준비도 하지 않고 떠나기에만 급했던 탓이다.

차 뒷자리 시트를 펴고 자는 것이 텐트 보다 편하다. 좁지도 않고, 준비한 필요한 물건들이 모두 손을 뻗으면 닿으니.
다음엔 버너와 코펠도 싣고 모기장도 마련해서 다녀야겠다.

집에서 점심을 먹고 출발해 운정에서 아내를 태우고 문산, 전곡, 일동, 가평, 청평, 설악을 지나 고속도로를 타고 내린천휴게소에서 잠시 쉰 후 총 290Km를 달려 주문진항에 왔다. 토요일이라 사람들로 어시장이 가득했고 값도 싸지 않았다. 다른 때와 다른 점은 외지인들은 모두 마스크를 썼다는 것. 마스크를 하지 않은 이들은 이곳에 사는 사람들로 보였다.

마트에서 막걸리와 초고추장, 컵을 사서 차에 넣어 둔 후 어시장에서 백골뱅이를 2만 원에 한그릇 사서 5천원 주고 삶고, 강도다리를 마리 당 만 원에 두 마리 사며 덤으로 오징어 한 마리를 얻어 4천 원 주고 회를 떴고, 시장을 나오다 새우와 오징어 튀김을 개당 천 원에 네 개를 산 후 이곳 바닷가 빈 자리에 차를 세웠다.

아들바위 근처는 바람도 세고 파도에 물방울이 날려 내항 방파제 아래에 자리를 잡고 사 온 먹거리를 펼치니 돗자리가 가득하다. 어두워지는 바다를 참 오랫만에 봤다. 차가운 바람이 불어 겉옷을 입어야 했지만 덕분에 모기의 성화가 없어서 참 좋았다.

단오 다다음날부터 이곳에 와 있던 딸과 연락이 되어 자전거를 타고 왔다. 녀석이 사 온 불맛 나는 오징어 덮밥이 참 맛 있어서 남았던 옥수수막걸리를 다 비우고서야 자리를 치우고 차로 돌아왔다.

차창을 모두 닫을 수 없어 조금 내렸는데 그 사이로 모기가 들어 왔는지 모기 나는 소리가 나고 팔다리가 가려워 잠에서 깼다. 늘 그렇듯 내가 물렸으니 당연히 아내는 멀쩡하다. 다시 자야겠는데 모기 때문에 걱정이다.

오늘은 어시장에서 생선을 사고 딸과 같이 집으로 갈 거다. 아직까지는 아들이 보내준 귀한 돈으로 보냈다.
이제 또 졸립다.(새벽 3시)

 

이제 집에 왔다. 찬물에 샤워하고 배 깔고 엎드리니 맘과 몸이 편하다. 이제 또 닷새를 일해야 다시 쉴 수 있다. 직장 생활하던 옛날처럼 쉬는데 몸은 영 아니어서 허리도 그렇고 눈도 그렇고 귀도 시원찮다. 기억력은 물론 말할 수도 없고....

밤에 깨어 글을 마무리하고 다시 잤다가 6시에 깼다. 펠리세이드가 둘이 자기에 충분한 공간이어서 굳이 텐트를 설치하지 않아도 되었다. 얼렁뚱땅 떠난 여행이라 준비가 너무 부족했다. 다음엔 사소한 것들도 빼지 말아야겠다.

딸이 일찍 전화를 해서 근처 화장실에 가서 양치와 고양이 세수를 하고, 주문진등대 아래의 숙소로 가서 짐 네 보따리와 자전거를 싣고나니 차가 가득하다. 아침을 항구근처의 월성식당에서 장치조림으로 먹고 어시장에서 반건 가자미, 반건 열기를 샀다.

차를 타고 오색약수로 향하는 중에 맑았던 하늘이 순식간에 어두워지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일찍 마무리하기 천만다행이었다. 오색약수에 도착해도 비가 계속 내려서 나만 차에서 내려 우산을 쓰고 약수터로 가서 작은 병에 약수를 뜨고 다시 한계령으로 출발했는데 중간 정도 오르니 구름 위라 비가 오락가락했다.

한계령휴게소에서도 혼자 내려 사진도 찍고 세수도 하고 다시 출발해서 홍천에서 고속도로를 탔는데 길이 군데군데 막힌다. 아직 정오도 되지 않았는데 모두 비 소식을 듣고 일찍 출발을 했나보다. 청평에서 빠지려고 했는데 강촌IC 앞에서 부터 길이 밀려 강촌에서 빠져 나왔다.

아내와 딸 모두 닭갈비를 먹고 가자고 해서 춘천으로 역주행해 소양강댐 아래의 닭갈비집에서 번호표를 받고 한참을 기다렸다가 2시 넘어서 밥을 먹고 막히는 길을 피하기 위해 화천 사창리를 향해 춘천댐을 건넜다. 그리고 꼬불꼬불한 길을 달려 카라멜고개를 넘고 이동, 궁평리, 전곡, 적성을 지나 집에 오니 오후 6시.

차에서 내리니 다리가 휘청인다. 어제 보다 백 키로를 더 달렸다. 길은 막히지 않았는데 무척 피곤하다.
저녁은 아까 먹은 닭갈비로 대신하고 내일을 위해 그냥 일찍 자야겠다.

 

어시장에서 산 강도다리를 회치고 있다.

어시장 앞 골목

소돌항 방파제 안쪽에서 본 주문진등대 방향

오랫만에 저녁노을을 봤다.

방파제 아래에 자리를 잡았다.

어두워진 소돌항. 횟집들의 불이 밝다.

소돌항 안의 횟집들. 저 끝에 내 차가 세워져 있다.

아들바위로 가는 계단

소돌항에서 보는 주문진 야경

가족이 모였다.

차박한 자리

아들바위

주변 갯바위

오른쪽이 아들바위다

증명사진. 잘못 찍었다.ㅠㅠ

비내리는 한계령휴게소 앞에서

한계령휴게소와 뒤 바위산

증명사진

닭갈비집

대기중인 손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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