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5.26 고봉산

PAROM 2024. 5. 26. 13:52

지난 목요일에 상가관리단 모임을 마치고 불쾌한 기분에 마신 막걸리가 몸을 뒤틀어 놓았다. 금요일 안산에 가서 손주들 등교 시키고 집으로 오다가 배가 뒤집어 지는 바람에 막히는 고속도로에서 죽는 줄 알았다. 집에 와서도 어제까지 고생을 했다. 친구와 같이 등산하기로 한 약속이 미리 취소되어 다행이었다. 어제 저녁이 되니 겨우 진정되는 듯 했고 오늘 새벽에 눈을 뜨니 정상으로 돌아온 것 같았다.  그럼 산에 가야지....
 
오늘 북한산에 가는 것은 불안했다. 배가 괜찮아졌다고 해도 바로 5시간 넘게 산길을 걷는 것은 또 탈을 만들 수 있어서 집 동쪽에 가까이 있는 고봉산을 가기로 했다. 왠만하면 오늘까지 쉬려고도 했는데 목요일부터 내리 나흘이나 운동을 쉬면 복구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니 가볍게 다녀오기로 하고 치즈빵 한 개와 약식, 얼음물, 오이와 참외를 넣고 아침은 굶은 채 집을 나섰다. 탄현큰마을을 지나 일산동고 앞에 오니 아직 7시가 되지 않았다. 산에서 내려오다가 공원에서 쉬면서 마실 음료수를 이원마트에서 사고 공원으로 가는데 담장이 둘러쳐 있다. 안내판을 보니 탄현근린공원 2단계 조성사업이라고 써 있다. 그대로 둬도 좋은 공원이었는데.... 돈을 제대로 써야 할 곳이 많은데 뭐 하는 짓들인지.... 
 
황용산 능선으로 오르는 길이 짧고 높이도 낮지만 땀은 제대로 났다. 집에서 부터 얇은 티 하나만 입었는데도 더워서 모자도 벗어 배낭에 걸었다. 땀이 나서 그런지 알레르기인지 벌레가 물었는지 왼손 손가락 곳곳이 가려웠다. 마구 긁을 수도 없어 길가 산초나무의 여린 잎사귀로 비볐더니 다행히 가려움이 사라졌다.  
 
황용산 능선에서 바로 오른쪽으로 틀어 금정굴로 향했다. 금정굴에서 내려가면 큰길이 나오고 그 길 건너에 요사이 차에 개스를 넣는 주유소가 있다. 길 건너까지 3곳이 같은 상표를 달고 붙어 있어 일산에선 풍산역 주변을 빼고는기름값이 제일 싸다. 그 주유소들과 식당들을 왼쪽에 두고 산길로 들어가면 바로 고봉산 입구가 나온다. 이 길은 오래전에 만들어졌는데 돌계단이 주저 앉아서 편안함과는 거리가 있다. 이 길로 조금 올라가면 고봉정이란 정자가 철조망 옆 능선에 있다. 그리고 조금 더 올라가면 데크계단이 길게 깔려 있다. 이 데크계단을 오른 후 바윗길과 흙길을 조금 더 오르면 평지 같은 길이 나오고 헬기장이 나온다. 이 헬기장에서 정상의 안테나탑이 보였는데 오늘은 나뭇가지들 덕에  보이지 않았다. 
 
헬기장을 지나 조금 가면 갈림길이 나온다. 산 뒤로 가는 길과 전망대로 가는 길, 영천사로 가는 길이다. 나는 거의 직진해서 전망대로 먼저 간다. 오늘도 그랬다. 전망대에 오르니 먼저 온 분들이 바닥에 커피며를 잔뜩 벌여 놓고 사진을 찍고들 있다. 그들을 비껴 끝으로 가서 사진을 찍고 바로 동쪽 전망대로 가서 역광에 북한산을 찍은 후 전망대를 내려가 장사바위로 갔다. 운동하는 이들이 많은 곳인데 오늘은 텅 비었다. 그곳에 있는 기구들로 운동을 하려고 봤는데 내가 할만 한 것이 없어 영천사로 향했다.  
 
장사바위에서 영천사로 가는 길은 꼭대기를 감아도는 길이다. 정상에 군부대가 있어서 시멘트 포장 구간도 백 미터 쯤 걸어 올라야 한다. 이 구간에 얼마 전부터 작은 토끼 두 마리가 살고 있는데 오늘도 길 가장자리에서 배를 깔고 놀고 있었다. 군부대로 오르는 길 중간에 영천사로 가는 내리막 갈림길이 나온다. 그 절 앞마당에서 심학산도 보이고 전망이 좋다. 절을 지나 내려가면 올라갈 때의 길과 만난다. 그리고 되짚어 오는 것으로 동네 산길 걷기를 마치게 된다. 오늘은 전망대에 올랐을 때가 8시였고 이원마트에서 장을 보고 집에 오니 10시였다. 땀을 흘리고 집에 오니 피곤하긴 하지만 개운하다. 내일 아침 헬스장에 가면 유산소운동으로 며칠 묵은 때를 더 벗겨내야 겠다.
아직 배가 완전히 낫지는 않은 것 같다. 멀리 가지  않길 잘했다.

 

황룡산 입구. 내려오다가 앞의 정자에서 배낭에 넣어 간 빵과 약식 등을 먹었다.

 

이 곳 공원이 좋았는데 무슨 공사를 한다는 것인지....

 

능선으로 향하는 소나무길

 

능선에 올랐다.

 

금정굴

 

고봉산 입구

 

고봉정

 

서쪽 전망대로 오르는 데크계단

 

저 멀리는 북한이다.

 

심학산과 우리 동네가 보인다.

 

동쪽전망대. 내가 자란 곳과 북한산이 보인다.

 

장사바위 쉼터

 

오늘도 토끼들을 봤다. 도망가지 않는다.

 

영천사

 

영천사 마당에서 보이는 전망

 

으아리꽃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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