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기온은 2도에서 14도고 하늘은 맑다는 예보다. 12월 쯤이면 제법 춥고 눈도 내렸던 것에 비하면 등산하기 참 좋은 날씨다. 아직 다리가 튼튼하니 계속 산에 가야겠다. 새벽 3시에 깨어 산에 갈 시간이 되길 기다려 일어났다.
이제 2025년도 한 달여 남았다. 시간이 참 빠르게 간다. 올해 하려고 했다가 못한 일들 중 하나인 아내와의 해외여행은 내년으로 미뤘다. 대신 개조한 차로 이삼 박 씩 국내여행을 가끔 다니려고 마음 먹었다.
달력 상 이제 겨울이 되었으니 배낭을 큰 것으로 바꾸고 아이젠과 후레쉬를 상시 지참해야 하는데 오늘은 아닌 듯하여 봄 부터 늘 메고 다니던 배낭을 다시 집어들었다. 오늘도 배낭엔 샌드위치와 과일, 물이 새로 들어갔다. 지난주에 없어서 애 먹었던 기억에 휴지도 챙기고 충전을 마친 불루투스 이어폰과 손수건도 넣었다. 아침을 먹고 등산화를 신고 밖으로 나왔는데 어둡다. 아직 7시가 되지 않았다. 탄현역에 갔는데 서울역행 열차가 들어오고 있다는 표시가 나온다. 그냥 천천히 갔다. 7:05 열차는 다음 열차와 같은 대화역 출발 지하철을 타야 하기 때문에 굳이 뛸 필요는 없다. 구파발 버스정거장에서 줄에 서 있는데 여산객이 이 줄이 뭐고 37번을 타면 북한산성입구에 가냐고 묻는다. 차림을 보니 산에 꽤 다닌 듯한데 자가용으로만 다녔나 보다.
704번에서 내려 산으로 들어가는 길이 한적하다. 내게 버스편을 묻던 이는 즐산하라고 하고 냅다 뛰어간다. 누군가와 약속이 있나보다. 궁금해 쫓다보니 내가 앞섰고 다른 길로 갔는지 보이지 않는다. 계곡으로 바로 들어갔다. 저 앞에 두세 팀이 걷고 있다. 계곡은 이제 물소리가 사라졌고 새들의 지저귐도 들리지 않는다. 발자국 소리와 내 숨소리가 계곡을 메운다. 계곡 초입에 들어서며 늘 하던 생각이 오늘도 떠오른다. '얼마나 힘들까?', '아는 이를 만날 수 있을까?' 서암사로 가는 나무데크 오름길에서 오늘은 얼마나 힘이 들지 가늠이 된다. 여기서 발이 가벼우면 힘이 덜 들게 된다. 오늘이 그랬고 그래서 행궁지에서 대피소까지 오랫만에 완주하게 되었다.
이제 등산로의 일부는 고정되다시피 되었다. 역사관까지는 오를 때는 계곡길이고 내려올 때는 찻길로 오는 것이다. 여름에는 자연산책로도 이용하고. 혼자 걷다보니 발걸음을 세게 되었는데 컨디션에 따라 이백보를 기준으로 2퍼센트 차이가 났고 오늘은 그만큼 발걸음 수가 줄었다. 일찍 집에서 나온 때문인지 단풍시즌이 지나서 그런 것인지 역사관 앞에 등산객들이 적다. 가까운 의자에 앉아 쉬다가 겉옷을 벗어 넣고 지나가는 이들을 따라 다시 걷는다. 지난 비에 쓸려나간 법용사 건너 길에서 포크레인 두 대가 열심히 길을 다지고 있다. 중성문 아래 쓸려나갔던 길에는 돌들 사이에 몰탈을 붓고 차가 지나가지 못하게 큰돌로 막아 놓았다. 참 생소한 풍경이다.
노적사 아래 정자를 지나자 앞에 적막이 흐른다. 늘 한두 명은 보이던 곳인데. 네 발로 옛길로 올라 나월봉을 보며 오늘은 오래간만에 가까이서 내려다봐야 겠다고 마음 먹었다. 그런데 지금 나와 마주치는 이들은 도대체 언제 집을 나온 거지? 어디서 오는 거지? 참 젊고 부지런하고 건강한 이들이다.
행궁지길로 들어서며 잠시 고민을 하다가 오늘은 빙 둘러 오르는 길을 걷기로 했다. 그동안 몇 번은 행궁지 바로 뒤의 새로 놓은 데크길을 이용했었으니 옛친구를 보러가기로 한 것이다. 미끄럽고 급한 행궁지 옆길을 중간 쯤 올라 스틱을 폈다. 길에 낙엽이 두껍게 쌓여 미끄럽고, 아직 아무도 다니지 않은 길이라 거미줄을 치우기 위해서다. 스틱을 펴고 걸으니 팔은 힘이 들지만 다리는 확실히 편해졌다.
행궁지 위의 능선에 오르기 전에 내려오는 한 팀을 마주했고 남장대지 옆 바위에 음식을 펼쳐 놓고 둘러앉은 대여섯의 젊은이들을 지나쳤다. 그리고 마주한 의상능선 뒤로 집 근처의 제니스빌딩이 눈에 들어왔다. 얼마만에 보이는 맑은 하늘인가? 얼른 사진에 담았다. 겨울에 가끔씩 이렇게 맑은 하늘이 보이곤 한다. 이 맑은 하늘은 시간이 지나며 구름안개인지 스모그인지 때문에 점차 묻혀졌다. 상원봉에서 성벽을 따라 내려가 청수동암문 위를 걸어 문수봉으로 갔다. 이미 많은 이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사진을 찍기에 바쁘다. 나도 그틈에 끼어 움직이다가 바로 대남문으로 내려왔다. 그리고 계속 성벽을 따라 대성문으로 가서 내려오려다 힘과 시간이 있어서 보국문으로 갔고 그곳에서 대동문까지는 조금 올랐다가 내려가는 길이니 더 걷기로 쉽게 결정했고 대피소로 가는 길은 오늘 아니면 언제 걷겠냐는 생각에 그냥 직진했다. 그래서 몇달 만에 오래전엔 늘 걷던 길을 걸었다.
북한산대피소 아래 광장의 간이대피소 지붕이 날아간 이후 처음 지붕 없는 대피소에 방석을 깔고 앉았다. 이른 점심으로 가지고 간 것들을 먹고 내려오려는데 국립공원공단 직원을 만나 지붕은 언제 할 것이냐고 물으니 예산 타령을 한단다. 길에 다리를 놓는 것도 좋지만 쉼터도 필요하다. 정년 후에 자원봉사한다고 하는데 부럽다. 나와는 산 반대쪽인 삼양동에서 늘 살았다는 이였다. 나도 하고 싶었지만 못하는 이런저런 이유가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 내려오는 길이 가파르게 느껴지는 것은 뒤따르던 아이들이 자꾸 바위에서 미끄러지는 소리를 냈기 때문이다. 많이 걸어 힘이 빠졌는지 돌에 걸리기 시작했고 몸도 흔들렸다.
태고사 옆길을 막아 놓아서 중흥사로 향하는 샛길로 내려와 큰길로 들어서니 다 내려온 기분이다. 발걸음을 빨리해 길을 더욱 재촉했다. 오늘은 연신내로 갈까? 시장에 들려 물 좋은 고등어가 있으면 사 갈까? 내려가서 결정하자.
역사관 앞 데크에 다시 올라 스틱을 접어 넣고 찻길을 따라 내려오다가 자연산책로로 내려왔는데 피곤한 기색이 느껴지지 않는다. 오늘 왜 이러지? 다른 때 보다 한참을 더 걸었는데 이상하다. 막걸리 한 잔으로 목을 축이고 가라는 북한동의 여러 집들을 지나 그냥 버스정거장으로 내려왔고 바로 집으로 왔다. 두 시가 조금 넘은 시각이다. 샤워하고 아내가 차려 준 막걸리를 누룽지탕, 갈매기살 안주로 먹고 눈을 뜨니 아직 자정이 지나지 않았다.
이제 아침부터 할 일이 않으니 어서 자자.
이제 2025년도 한 달여 남았다. 시간이 참 빠르게 간다. 올해 하려고 했다가 못한 일들 중 하나인 아내와의 해외여행은 내년으로 미뤘다. 대신 개조한 차로 이삼 박 씩 국내여행을 가끔 다니려고 마음 먹었다.
달력 상 이제 겨울이 되었으니 배낭을 큰 것으로 바꾸고 아이젠과 후레쉬를 상시 지참해야 하는데 오늘은 아닌 듯하여 봄 부터 늘 메고 다니던 배낭을 다시 집어들었다. 오늘도 배낭엔 샌드위치와 과일, 물이 새로 들어갔다. 지난주에 없어서 애 먹었던 기억에 휴지도 챙기고 충전을 마친 불루투스 이어폰과 손수건도 넣었다. 아침을 먹고 등산화를 신고 밖으로 나왔는데 어둡다. 아직 7시가 되지 않았다. 탄현역에 갔는데 서울역행 열차가 들어오고 있다는 표시가 나온다. 그냥 천천히 갔다. 7:05 열차는 다음 열차와 같은 대화역 출발 지하철을 타야 하기 때문에 굳이 뛸 필요는 없다. 구파발 버스정거장에서 줄에 서 있는데 여산객이 이 줄이 뭐고 37번을 타면 북한산성입구에 가냐고 묻는다. 차림을 보니 산에 꽤 다닌 듯한데 자가용으로만 다녔나 보다.
704번에서 내려 산으로 들어가는 길이 한적하다. 내게 버스편을 묻던 이는 즐산하라고 하고 냅다 뛰어간다. 누군가와 약속이 있나보다. 궁금해 쫓다보니 내가 앞섰고 다른 길로 갔는지 보이지 않는다. 계곡으로 바로 들어갔다. 저 앞에 두세 팀이 걷고 있다. 계곡은 이제 물소리가 사라졌고 새들의 지저귐도 들리지 않는다. 발자국 소리와 내 숨소리가 계곡을 메운다. 계곡 초입에 들어서며 늘 하던 생각이 오늘도 떠오른다. '얼마나 힘들까?', '아는 이를 만날 수 있을까?' 서암사로 가는 나무데크 오름길에서 오늘은 얼마나 힘이 들지 가늠이 된다. 여기서 발이 가벼우면 힘이 덜 들게 된다. 오늘이 그랬고 그래서 행궁지에서 대피소까지 오랫만에 완주하게 되었다.
이제 등산로의 일부는 고정되다시피 되었다. 역사관까지는 오를 때는 계곡길이고 내려올 때는 찻길로 오는 것이다. 여름에는 자연산책로도 이용하고. 혼자 걷다보니 발걸음을 세게 되었는데 컨디션에 따라 이백보를 기준으로 2퍼센트 차이가 났고 오늘은 그만큼 발걸음 수가 줄었다. 일찍 집에서 나온 때문인지 단풍시즌이 지나서 그런 것인지 역사관 앞에 등산객들이 적다. 가까운 의자에 앉아 쉬다가 겉옷을 벗어 넣고 지나가는 이들을 따라 다시 걷는다. 지난 비에 쓸려나간 법용사 건너 길에서 포크레인 두 대가 열심히 길을 다지고 있다. 중성문 아래 쓸려나갔던 길에는 돌들 사이에 몰탈을 붓고 차가 지나가지 못하게 큰돌로 막아 놓았다. 참 생소한 풍경이다.
노적사 아래 정자를 지나자 앞에 적막이 흐른다. 늘 한두 명은 보이던 곳인데. 네 발로 옛길로 올라 나월봉을 보며 오늘은 오래간만에 가까이서 내려다봐야 겠다고 마음 먹었다. 그런데 지금 나와 마주치는 이들은 도대체 언제 집을 나온 거지? 어디서 오는 거지? 참 젊고 부지런하고 건강한 이들이다.
행궁지길로 들어서며 잠시 고민을 하다가 오늘은 빙 둘러 오르는 길을 걷기로 했다. 그동안 몇 번은 행궁지 바로 뒤의 새로 놓은 데크길을 이용했었으니 옛친구를 보러가기로 한 것이다. 미끄럽고 급한 행궁지 옆길을 중간 쯤 올라 스틱을 폈다. 길에 낙엽이 두껍게 쌓여 미끄럽고, 아직 아무도 다니지 않은 길이라 거미줄을 치우기 위해서다. 스틱을 펴고 걸으니 팔은 힘이 들지만 다리는 확실히 편해졌다.
행궁지 위의 능선에 오르기 전에 내려오는 한 팀을 마주했고 남장대지 옆 바위에 음식을 펼쳐 놓고 둘러앉은 대여섯의 젊은이들을 지나쳤다. 그리고 마주한 의상능선 뒤로 집 근처의 제니스빌딩이 눈에 들어왔다. 얼마만에 보이는 맑은 하늘인가? 얼른 사진에 담았다. 겨울에 가끔씩 이렇게 맑은 하늘이 보이곤 한다. 이 맑은 하늘은 시간이 지나며 구름안개인지 스모그인지 때문에 점차 묻혀졌다. 상원봉에서 성벽을 따라 내려가 청수동암문 위를 걸어 문수봉으로 갔다. 이미 많은 이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사진을 찍기에 바쁘다. 나도 그틈에 끼어 움직이다가 바로 대남문으로 내려왔다. 그리고 계속 성벽을 따라 대성문으로 가서 내려오려다 힘과 시간이 있어서 보국문으로 갔고 그곳에서 대동문까지는 조금 올랐다가 내려가는 길이니 더 걷기로 쉽게 결정했고 대피소로 가는 길은 오늘 아니면 언제 걷겠냐는 생각에 그냥 직진했다. 그래서 몇달 만에 오래전엔 늘 걷던 길을 걸었다.
북한산대피소 아래 광장의 간이대피소 지붕이 날아간 이후 처음 지붕 없는 대피소에 방석을 깔고 앉았다. 이른 점심으로 가지고 간 것들을 먹고 내려오려는데 국립공원공단 직원을 만나 지붕은 언제 할 것이냐고 물으니 예산 타령을 한단다. 길에 다리를 놓는 것도 좋지만 쉼터도 필요하다. 정년 후에 자원봉사한다고 하는데 부럽다. 나와는 산 반대쪽인 삼양동에서 늘 살았다는 이였다. 나도 하고 싶었지만 못하는 이런저런 이유가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 내려오는 길이 가파르게 느껴지는 것은 뒤따르던 아이들이 자꾸 바위에서 미끄러지는 소리를 냈기 때문이다. 많이 걸어 힘이 빠졌는지 돌에 걸리기 시작했고 몸도 흔들렸다.
태고사 옆길을 막아 놓아서 중흥사로 향하는 샛길로 내려와 큰길로 들어서니 다 내려온 기분이다. 발걸음을 빨리해 길을 더욱 재촉했다. 오늘은 연신내로 갈까? 시장에 들려 물 좋은 고등어가 있으면 사 갈까? 내려가서 결정하자.
역사관 앞 데크에 다시 올라 스틱을 접어 넣고 찻길을 따라 내려오다가 자연산책로로 내려왔는데 피곤한 기색이 느껴지지 않는다. 오늘 왜 이러지? 다른 때 보다 한참을 더 걸었는데 이상하다. 막걸리 한 잔으로 목을 축이고 가라는 북한동의 여러 집들을 지나 그냥 버스정거장으로 내려왔고 바로 집으로 왔다. 두 시가 조금 넘은 시각이다. 샤워하고 아내가 차려 준 막걸리를 누룽지탕, 갈매기살 안주로 먹고 눈을 뜨니 아직 자정이 지나지 않았다.
이제 아침부터 할 일이 않으니 어서 자자.
조금 이른 시간의 계곡 입구

폭포에 물이 거의 말랐다.

역사관 앞

중성문

노적사 입구 정자 위의 한적해진 길

나월봉. 오늘은 저 봉우리를 밑으로 보며 걸을 작정이다.

산영루 앞길

행궁지를 돌아 오르는 길. 자일이 걸린 급경사의 길인데 사진에선 평지처럼 보인다.

능선 바로 아래 바위에서 삼각산을 배경으로

남정대지 앞의 바위에서 의상능선을 보았는데 저 멀리 집 앞의 제니스 건물이 선명하게 보였다.

상원봉 앞의 바위에서 보는 삼각산

청수동암문으로 내려가는 성벽길에서 보이는 비봉능선

문수봉에서 비봉능선을 배경으로

구기동계곡

문수봉에서 보이는 삼각산

대성문으로 가는 성곽길에서 보는 대남문과 문수봉

대성문

보현봉과 지나온 길들

전망대가 있는 성덕봉

공사 중인 성덕봉


보국문. 오늘은 그냥 지나갔다.

지나온 길들. 남장대지능선, 문수봉, 주능선

칼바위와 형제봉, 백악. 맑은 하늘이었는데 어느새 구름인지 스모그인지가 하늘을 덮었다. 서울 시내에 스모그?

대동문 위 제단에서 보이는 삼각산

제단 위 성곽에서

대피소. 아주 오랫만에 저 곳에 들려 앉았다.

태고사 앞길이 아직도 막혔다.

역사관 앞

다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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