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4.25 백운대 - 대피소

PAROM 2026. 4. 26. 08:20

안산에 가서 손주들 봐야 해서 격 주로 산에 가게 되니 뭔가 어설픈 것 같고 아내마저 일하러 가고 없어 분주하기 까지 하다. 이제 봄이 완연하고 계절에 이르게 더운 날들도 왔다. 새벽에 잠이 깨어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다 일찍 산에 가기로 했다. 배낭에 편의점 표 샌드위치와 옥수수 차 한 병, 물, 아내가 담아 놓은 과일을 넣고 밥 먹고 설거지를 하자마자 집을 나섰다. 아직 6시 반도 되지 않았다. 오늘은 어디로 갈까 고민하지 않는다. 창원에 사는 거부기가 친구들과 5시부터 숨은벽능선을 넘어 내려온다고 했으니 나는 역사관에서 백운대로 바로 오르면 만나게 되어 오랜만에 얼굴을 보는 기쁨을 누릴 수 있다. 
 
 
 
이른 시간이라 열차에 승객이 많지 않다. 버스도 바로 도착해 계곡 입구에 선 시간이 8시 10분 전이다. 탄현역에서 한 시간이 조금 더 걸렸다. 둘레길에서 두 명이 오더니 앞에서 걷는다. 그런데 간격이 좁혀지지 않는다. 그냥 편한 복장인데 무척 잘 걷는다. 그걸 따라 잡으려고 기를 쓰지만 안된다. 이제 주변의 풍경은 안중에 없다.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잠시 본 계곡 폭포가 삐쩍 말랐다. 비가 와야 밭에 심어 놓은 것들이 잘 자라고 알탕도 할 텐데 걱정이다. 역사관까지 앞서 걷는 두 명을 앞지르려 걷는 무리해 바람에 쉬면서 다리를 풀어야 했다. 거부기에게 어디냐고 전화하려다 말았다. 오르막에서 전화하면 힘든 것을 알기 때문이다. 
 
 
 
이어폰을 끼고 배낭 속에 둔 스틱을 꺼내 사용하기 쉽게 옆 주머니에 넣고 백운대로 향했다. 보리사 앞에서 이미 지나간 두 명이 몸을 풀고 있다. 이거 큰일 났다 생각한 순간 그 두 명이 저만큼 뒤에서 오더니 대동사를 지나며 앞질러 간다. 그냥 바라 만 볼 밖에.... 올해 처음 백운대를 오른다. 눈도 좋지 않고 기력도 쇠하여 이 험하고 가파른 길은 그동안 걷지 않았다. 힘이 들 때로 든 순간마다 젊은이들이 떼로 몰려 앞서 간다. 그들의 젊음이 참 부럽다. 심지어 호리호리한 젊은 엄마는 아기를 풍선을 한 배낭에 넣고 쉬고 있던 나를 지나쳐 올라간다. 나도 젊은 시절엔 잘 걸었다. 백운동암문을 위문이라고 부르던 시절에는 한 번도 쉬지 않고 올랐다. 그런데 오늘은 틈만 나면 쉬었다. 무릎을 짚으며 올랐다. 그러다 힘이 들어서 스틱을 꺼냈다. 스틱은 주로 내려갈 때나 썼는데 오늘은 아니다. 
 
 
 
약수암 쉼터를 지나 조금 더 오르다 보니 계곡 입구부터 앞서 걷던 두 명 중 덩치가 큰 한 명이 다시 보였다. 이 급한 경사와 너덜 지대에서 한계를 맞은 모양이다. 그 둘의 중간에서 죽어라 돌 길을 오르는데 동네 분이 궁금하시다고 전화를 하셨다. 내 가쁜 숨소리가 전화기를 통해 전해지고 있는데도 통화가 길어진다. 당신께서도 젊을 때 백운대에 올랐 단다. 통화를 하느라 천천히 걸어서 그런지 잠시 몸이 쉰듯한 느낌이 들었다. 약수암 터를 지나면서 부터 시작되는 급경사의 너덜 길은 계단으로 정비되었지만 힘이 더 많이 든다. 죽어라 오르다 중간에 조성된 쉼터에 쉬던 이들이 나보고 들어와 쉬다가 가라며 자리를 비켜 준다. 냉큼 들어가 엉덩이를 붙였다. 쉬는 사이에 많은 이들이 올라간다. 아기를 업은 엄마까지도. 
 
 
 
이제 위문까지는 얼마 남지 않았다. 그런데 다리는 몸을 지탱하기 버겁단다. 억지로 몸을 끌고 오르다보니 위문 아래의 데크 계단이 보였다. 그런데 계단이 왜 이리 많고 높냐? 스틱을 짚었는데도 몸이 흔들린다. 간신히 위문에 도착해 백운대를 올려다보니 까마득하다. 백운대로 오르는 길에 사람들이 다닥다닥 걸렸다. 혹시나 해서 거부기에게 어디냐고 톡을 했다. 그리고 통화를 했는데 친구들은 숨은벽으로 해서 올랐는데 자신은 몸이 아파 중간에 하산해서 북한동 주차장에 있단다. 이런.... 얼마 전에 회사에서 일하다 넘어져 허리를 다쳤고 나와 같은 척추전방전위증 진단을 받았단다. 수술로도 완치가 되지 않는데 걱정이다. 척추 주위의 근육을 키우고 자신에게 맞는 자세를 찾아 고통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제 닿을 듯 보이지만 가기에 힘들고 먼 백운대로 향했다. 바위에 본격적으로 달라붙기 전에 데크 길 끝에서 스틱을 접어 배낭에 꽂았다. 이제 팔까지 등산에 동원된다.  
 
 
 
팔다리를 모두 동원해 쇠 난간과 데크 길을 지나 정상 부근에 왔다. 줄이 길다. 외국인들이 엄청 많다. 아직은 이른 시간인데. 나와 계곡 입구 부터 앞뒤 서며 걷던 두 명이 백운대 사진 줄 뒤에 섰다. 아는 척을 한다. 그러더니 줄에서 빠져나가 너른 바위에 가서 앉는다. 백운대에서 사진을 이미 찍었으니 굳이 긴 시간을 기다려 다시 찍을 필요는 없다는 뜻이다. 그런 생각이 부럽다. 한참을 기다려 백운대 정상에 올라 바위를 한 번 만져보고 사진을 찍고 바로 내려와 북한산대피소로 향했다. 위문에서 내려오는 계단 길이 가파르다는 것을 다시 느끼며 만경대 옆구리를 돌았다. 내려가는 길인데도 짧은 오름길을 만나면 다리가 힘들다고 자꾸 주저 앉힌다. 그렇게 쉬고 있는데 젊은 커플이 이 길이 내려가는 길이 맞냐고 묻는다. 약수암으로 올랐는데 도저히 그 길로는 못 내려가겠어서 이리고 왔단다. 그렇다고 하고 길을 알려주고 나도 그리로 간다고 하자 다행이란 표정이다. 웬만하면 같이 걸으려고 했는데 너무 늦다. 먼저 대피소에 도착해 배낭에 든 먹거리들로 배를 채우고 있는데 그냥 지나쳐 가려고 하는 것이 보여 손을 들어 길을 알려주고 남은 샌드위치와 차를 마시고 하산을 했다. 
 
 
 
아직도 태고사 옆길은 막혔다. 축대가 높아서 보수가 어려운가 보다. 중흥사로 바로 내려오는 샛길에서 커플을 기다렸다가 알려주고 내 길을 내려왔다. 역사관 앞에서 쉬며 남은 물을 모두 마시고 스틱을 배낭에 넣고 자연산책로로 내려오는데 목이 마르고 힘이 들어  CU에서 클라우드 한 캔을 사서 마시고 집으로 가다가 창원으로 잘 가고 있는지 거부기에게 전화를 하니 아직도 주차장에 있단다. 헐.... 빽다방에서 나온 거부기를 만나 얘기를 하고 집으로.... 37번 경기버스를 타고 연신내에서 내려 연서시장에서 술안주를 하려고 새꼬막 2Kg을 사 배낭에 넣고 집으로.... 막걸리 한 병 마시고 졸린 눈 뜨고 새꼬막 까느라.... 
 
 
 
아직 다리가 심술을 부리고 있다. 

 

06:28 산으로 간다.

 

수문자리에서. 녹음이 짙어지는데 계곡은 말랐다.

 

계곡폭포가 말랐다.

 

역사관 앞

 

이제 계곡길에서 벗어나 가파른 돌길로 본격적으로 들어간다.

 

약수암터 아래 쉼터

 

위문에서 본 백운대

 

인수봉

 

여긴 아직 진달래가 많다. 

 

이제 본격적으로 바위에 매달려 올라간다.

 

백운대로 오르는 길에 보이는 노적봉과 문수봉, 의상능선. 뒤로 비봉능선이 보인다.

 

이 길. 미끄러지면 안 된다.

 

뒤에 있던 젊은이가 찍어 줬다.

 

백운대에서 내려오는 길에 보이는 북쪽 동네

 

위문(백운동암문)

 

만경대를 돌아가는 길에 보이는 백운대

 

저기 멀리 우리동네가 보일듯....

 

노적봉과 원효봉 사이로 신원리, 지축리가 보인다

 

용암문

 

대피소 갈림길에 진달래가....

 

대피소 마당에서 문수봉이 보였다.

 

대피소 지붕을 씌우면 좋을텐데....

 

태고사 옆길이 아직 막혔다.

 

중성문

 

역사관 앞

 

대서문

 

다 내려왔다.

 

결국 거부기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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