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6.27 관악산 연주대, 정박사와

PAROM 2026. 6. 28. 09:49

카카오스토리에 실린 글입니다.

오늘은 청송회 모임이 사당동에서 5시에 있다. 저녁 가까운 시간이라 산에 들렸다가 가면 좋다. 정박사와 같이 산에 가기로 했다. 관악산은 네 시간 정도면 가능할 것으로 생각해 11시에 사당역 6번 출구에서 만나기로 했다. 그런데 은근히 걱정이 앞선다. 지난주 비가 내리는 데 불광역에서 부터 북한동 까지 둘레길을 걷고 사나흘 동안 종아리가 아파서 고생을 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관악산은 악산이다. 눈이 나빠지고 처음 가는 것이니 걱정이 안 될 수가 없다. 
 
느즈막히 일어나 밥을 먹고 작은 맨티스배낭에 스틱, 쿠션, 햄버거, 과일, 물을 넣고 하산하여 사우나 할 것을 예상해 팬티와 셔츠도 넣었다. 배낭이 빵빵하다. 교통카드 외에 다른 카드는 지갑에서 뺐다. 태그할 때마다 하나만 대라고 해서인데, 현대카드가 만료되어 재발급 받고 부터 벌어지고 있는 일인데 카드사에 물어봐야 겠다. 이젠 카드들과 삼성, 네이버, 카카오페이 등등을 핸펀에 넣었으니 실물 카드가 없어도 큰 불편함은 없다. 9:47 차를 타러 집을 나섰는데 덥다. 일기예보를 보니 오늘 최고기온이 32도다. 땀  좀 흘리게 생겼다. 
 
열차에 어깨가 서로 닿을 정도로 승객이 많다. 늦은 시간이라 그런가 보다. 대곡을 지나서야 경로석에 겨우 앉을 수 있었다. 경의선은 조금 더 자주 다녔으면 좋겠다.
사당역 6번 출구 앞의 공원에서 정 박사를 만나 산으로 가는데 공원 가로등 중간에서 안개가 뿜어져 나온다. 그 덕분에 주위가 시원하다. 처음 맞아 봤는데 좋다. 산 숲으로 가는 길이 덥고 멀다. 입구에 닿기도 전에 가슴이 젖었다. 
 
오랜만에 왔는데 입구는 변하지 않았다. 산길도 거의 그대로인 듯하다. 하지만 작은 갈림길들을 만나자 어느 길이 맞는 지 헷갈린다. 이쪽은 위로만 가면 깃대봉 쪽에서 만나기는 한다. 지루한 돌길이 이어진다. 숨을 깊게 내 쉬고 오금을 펴며 돌계단들을 올랐다. 그래도 힘들다. 게다가 바람 한 점 없다.내 페이스를 잃으면 더 힘들 듯하여 꾸준히 같은 속도를 유지했다. 하지만 느리다. 깃대봉 까지만 고생하면 이후는 능선이니 조금 편한데 왜 이리 멀고 가파르냐? 
 
깃대봉 아래 샘과 운동 기구가 있는 넓은 공터 의자에서 한참을 쉬어야 했다. 아직은 배낭에 들은 물이 시원하다. 이 쉼터에서 능선까지는 금방이다. 하지만 힘겹다. 능선에 올라 조금 더 걸으면 연주대 아래 송신탑이 먼저 보이고 연주대가 보인다. 송신탑을 보니 다 온 듯한 기분이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따가운 볕에 수시로 노출되고 돌길을 꾸준히 올라야 한다. 사실 그게 더 힘들다. 힘이 빠진 상태에서 기울어진 바위들을 오르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그런데 길이 많이 변했다. 길 곳곳에 데크 계단이 깔렸다. 이걸 좋다고 해야 하나? 
 
낙성대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곳에 현역인 듯한 두 명이 서 있다가 길을 묻는다. 이 둘과는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연주대를 같이 올랐다. 덕분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힘겹게 마당바위에 도착해 2500원 짜리 아이스케익을 사 먹었다. 시원하다. 북한산과 다르게 관악산엔 상인들이 있다. 나 혼자라면 이용하지 않았겠지만 시원하고 맛있다. 
 
드디어 연주대로 바로 오르는 절벽길과 관악사로 가는 길의 갈림길에 도착했다. 아주 오래전 욱진 형과 절벽길을 오른 후 두 번 다시 가고 싶지 않은 절벽길에 데크계단이 깔렸다. 사당 방향에서 오는 이들이 대부분 절벽길로 오르는 것을 보고 정 박사가 그곳으로 가잔다. 예전의 무시무시했던 기억이 발길을 주저 했지만 데크길로 들어섰다. 어서 벗어나고 싶다.  
 
역시 내 기억이 틀리지 않았다. 한참을 오른 후 디딤이 나쁜 바윗길이 나오고 한참을 바윗길로 내려간 후 다시 절벽을 오른다. 힘들고 무서워서 죽을 맛이다. 하지만 경치는 기가 막히게 좋다. 연주대에 가까워진 곳 절벽에 쇠줄과 쇠파이프가 녹이 슬어 달려 있다. 예전에 저걸 잡고 수직의 절벽을 올랐다. 그러니 다신 이곳으로 오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고소공포증이 있으니 더욱 그랬다. 
 
드디어 절벽을 넘어  연주대 꼭대기에 섰다. 이곳을 다시 오른 것이 신기하다. 데크계단 덕분이다. 기념사진을 찍고 상인에게 게토레이 캔을 사서 마셨다. 시원하고 갈증이 사라졌다. 꼭대기 그늘에서 한참을 쉬었다. 5시 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았다. 이제는 내려가는 길이니 마음도 편하다. 그런데 여름에 관악산은 비추다. 물이 없어서다. 이젠 북한산 계곡에서 알탕을 해야 한다. 
 
서울대로 가기로 하고 돌계단을 내려오는데 친구가 갑자기 왼쪽 다리에 쥐가 났다. 주저 앉아 한참을 쉬고 나서야 다시 일어날 수 있었다. 무너미고개로 오다가 며칠전 방송에서 보았던 지게꾼을 만났다. 오늘은 130키로 란다. 참 대단한 분이다. 그리고 내려오는 가파른 데크길과 돌길. 이리로는 절대 오르고 싶지 않다. 비가 가끔씩 왔는데도 물은 거의 없고 조금 있어도 이끼가 끼었다. 데크계단을 다 내려온 곳 다리 위에 물이 조금 흐르는 곳이 보였고 다리 아래엔 물에 발을 담그고 있는 이들도 보여 우리도 물가로 가서 땀 냄새가 가득한 손수건을 빨았다. 그리고 서울대 공대 앞으로 내려와 버스를 타고 낙성대역에서 내려 다시 지하철로 사당역으로 와서 6번 출구 쪽에 있는 사우나에 들려 땀을 닦아내고 옷을 갈아 입고 시간에 맞춰 도착. 우선 시원한 맥주 한 잔. 두 잔. 캬~~ 막걸리를 마시는 친구들 옆으로 가서 오늘 흘린 땀의 열 배는 더 마셨다. 
 
산에서 내려와 사우나를 한 덕에 집에 와서 세수와 발만 닦은 후 배낭 풀고 자정을 넘긴 후 잠속으로.... 힘들고 즐겁고 개운한 하루였다. 그리고 이제 나이를 생각해 무리를 하면 안된다는 다짐을 했다. 막걸리 마시는 것도 무리를 하면 안되는데....

 

 

오늘은 관악산으로 간다. 5시에 친구들 모임이 사당에서 있어서 정 박사와 같이 간다.

 

산으로 들어와 처음 숨을 돌린 곳. 이제 시작인데 덥다. 무척 덥다.

 

누가 악산 아니랄까봐 계속되는 돌계단.

 

능선에 올라 조금 걷다보면 큰 바위 옆으로 난 길이 있다.

 

앞 사진의 바위길을 지나면 연주대가 보인다.

 

여긴 낙성대에서 올라오는 길을 지나서 인 듯한데 북한산은 보이질 않았다.

 

마당바위. 여기서 비비빅을 사 먹었다.

 

이 데크는 처음 보는 것이다. 참 오랫만에 온 탓이다.

 

능선길에서 보이는 연주대와 송신탑

 

헬기장에서

 

연주대로 바로 오르는 절벽길로 가면 만나는 하늘문

 

앞의 바위산을 지나 왔는데 발 아래는 낭떠러지다.

 

저 앞산이 청계산인 듯....

 

에전에 욱진 형과 쉬었던 꼭대기의 너른 바위. 그때 여길 어떻게 지나 왔는지....

 

절벽에 달린 쇠줄과 쇠파이프.

 

이 쇠줄과 파이프에 의지해 올랐었다. 지금은 못한다.

 

연주대 꼭대기에 왔다.

 

꼭대기까지 이어진 데크길

 

연주대 정상의 모습

 

절벽에 걸린 연주암

 

경마장도 보인다.

 

서울대로 내려가는 무너미고개

 

가파른 데크길과 돌계단이 길게 이어진다.

 

여기에 물이 있어서 잠시 쉬었다.

 

모임에 정시에 도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