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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7 대피소 - 보국문

산에서 추위에 떨다 내려와 쉼터 볕이 드는 창가에 앉아 있으려니 볕에 쬐이는 왼쪽이 너무 뜨겁다. 쉼터에 자주 들린다는 승근이는 산에 다니는 것은 보인다는데 주말에만 들리는가 보다. 산속에서 3시간이 넘는 동안 물 한 모금만 마시고 너무 추워서 아무 것도 못 먹었고 산을 한 바퀴 돌아 산영루로 내려올 때까지 7명(여 3, 남 4)을 스쳤다. 길에서 떨어져 쉬던 3명은 빼고. 내려오는 길에 산영루를 지나면서 부터 등산객들이 늘어나 계곡 입구에 달할 때까지 30명(여자 10, 남자 20)을 더 지나쳤는데 북한산에 온 이래 이리 산객들이 적은 적은 없었다. 주말에 아들이 친구 집들이에 간다고 손주를 데리고 올테니 봐 달란다.해야지 어쩌겠냐? 내가 오히려 보겠다고 할 판인데. 오늘이 헬스장을 하루 제끼는 날이니..

등산 2022.02.17

2.12 행궁지 - 대피소, 김정도

일기예보에 다음주 중간에 영하 10도인 날이 며칠 있지만 오늘은 바람도 없었고 봄기운을 받아 추운 것을 모르고 걸었는데 중국쪽에서 온 미세먼지 때문에 하늘이 종일 뿌옇했었다. 산길을 걸으며 재채기도 많이 했는데 춥더라도 미세먼지가 없는 것이 좋다. 오늘 정 박사와 같이 걷기로 한 날이었는데 발바닥을 다쳐 산에 못가겠다는 연락을 받았다. 이제 우리는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이니 모두 조심해야 한다. 약속이 없어졌으니 아침에 일어나는 대로 준비하고 그냥 산에 가면 될 일이다. 이른 아침을 먹고 배낭에 컵라면과 물, 레드향 한 알을 넣고 탄현역에서 7시 37분에 출발하는 열차를 타러 집을 나섰다. 아파트는 아직 잠에서 깨어나지 않았다. 시간을 잘못 보는 바람에 너무 일찍 집에서 나왔다. 산에 가는 시간은 즐겁다. ..

등산 2022.02.13

2.5 대피소 - 보국문

뭐, 이렇게 바람 쎈 날이 있냐! 산꼭대기에서 얼어 죽을 뻔 했다. 입춘이 지났는데 너무한다. 정치판 같다. 지난주는 설 연휴로 토욜부터 5일을 쉬며 손주들 보는 재미와 고생을 같이 겪었는데 이제 아들이 일요일 마다 출근해야 해서 주말이면 안산으로 손주를 봐주러 갈 모양이다. 아들은 책상머리에 앉아 일을 하는 것과는 담을 쌓은 것으로 보여서 기술로 먹고 살게 해야겠다고 생각해 그 방향으로 진학하라고 했고 그렇게 됐다. 며느리는 아들과 고등학교 동기동창이다. 둘은 졸업 후 오랜시간이 지나 우연히 만났고 내가 결혼했던 나이에 결혼을 했다. 아이가 둘이 되자 혼자서는 돌보기 힘들어 구원요청을 한 것이다. 산에 다녀온 얘기가 왜 여기로 왔냐? 전날, 오랫만의 치열한 주식 전쟁에서 피곤했는지 이불깃이 포근해 그랬..

등산 2022.0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