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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 대피소 - 대남문, 눈비돌

산속에서 배고픔을 느낀 적이 거의 없었는데 하산 중에 갑자기 허기가 몰려와 당혹했던 날이었다. 요즘 기온이 아침마다 영하 11도를 찍고 있다. 삼한사온이란 말도 이젠 쓸 수 없게 된 것이다. 예전과 사뭇 달라진 날씨지만 살다보니 이런 기온 변화에도 적응이 되었다. 겨울 들어 배낭에 넣어 다니는 물품이 극히 제한되었는데 체력을 감안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750미리 보온병에 담은 온수와 컵라면, 작은 물병 하나만 새로 넣고 배낭을 닫는다. 여느때처럼 탄현역에서 7시 48분에 출발하는 전철을 타고 산으로 갔다. 이 시간에는 전철과 버스 모두 승객이 적어서 좋다. 더불어 산도 붐비지 않는다. 계곡으로 들어가며 이어폰을 끼려다가 말았다. 어떤 새인지가 지저기는 소리를 듣기 위해서였다. 물이 흐르는 소리가 멈..

등산 2022.01.16

1. 8 행궁지 - 대피소

지난 11월 20일에 행궁지에서 대피소로 걷고 처음 이길을 걸었다. 4시간 반이 조금 덜 걸렸는데 힘들어 죽겠다. 대통령 선거로 정국이 시끄럽다. 내가 지지하는 후보가 됐으면 좋겠는데 거지 같은 상대 후보의 지지율이 높아 짜증난다. 여야의 대표 후보들 모두 문제가 있는데 내가 지지하는 좋은 사람이 되길 바란다. 2022년이 실감이 나지 않지만 벌써 두번째 토요일이다. 시간이 너무 빨리 가서 싫다. 코로나 때문에 하고 싶은 일도 못하며 시간을 보내니 더 싫다. 이 와중에 꾸준히 하는 일 두 가지 중 하나가 산에 오는 일이다. 하나는 헬스장 가는 일이고. 아, 또 하나 더 있다. 하루 걸러 막걸리 마시는 일. ㅎ~~ 아내가 산에 점심으로 뭘 가져갈 거냐고 묻는다. 컵라면. 얼마전에 사다 둔 유부컵라면 작은 ..

등산 2022.01.09

2022.1.1 보국문 - 대피소, 눈비돌

2022.1.1 또 다시 시작하는 새해의 첫날이다. 1.2에 이사하는 아들이 손주들을 맡긴다고 해서 집에 있으려고 했는데 산에 다녀와서 아이들을 봐도 될 것 같아 컵라면 하나와 커피 한 봉만 넣고 배낭을 꾸렸다. 떡국으로 아침을 먹고 기온을 보니 영하 12도란다. 낮엔 영상이지만 옷을 두껍게 입고 집을 나섰다. 오늘은 새해 첫날이니 대동문 위의 제단에서 절을 하며 올 한 해도 산에 다닐 수 있게 해 달라는 소원을 빌고 싶었다. 이제 내가 바라는 것은 돈이나 명예나 권력이 아니다. 그저 아프지 않고 하고 싶은 것 할 수 있는 것 뿐이다. 이제 자식들도 스스로 살아가고 있으니 내가 뭘 바란다고 되지도 않을 것이다. 코로나가 사라지면 못 만나던 친구들과 막걸리 잔을 마주하고 싶은 소망도 있다. 그리고 매년 다..

등산 2022.0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