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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대성문 - 문수봉

추운 산속을 돌아다니다 따스한 쉼터에 들어오니 얼굴이 화끈거리고 살갗에는 한기가 휘돌아 내린다. 조금 더 있어야 몸이 녹으려나 보다. 손도 곱다. 토요일에 아들 식구들이 온다고 해서 오늘 산에 왔다. 일요일에 오려다 그날은 그냥 온전히 쉬는 것이 다음 일주일이 제대로 돌아가니까. 사실 오늘 산에 오려고 이번주 새벽 운동 루틴도 살짝 바꿨다. 어서 손주들을 보고 싶다. 5시에 깨어 손흥민이 골을 넣는 것을 봤는데 아내가 양파 등 마트에 가서 장을 봐 오란다. 툴툴거리며 장바구니를 끌고 가서 사 오는데 바퀴가 뒤꿈치에 자꾸 걸린다. 차를 갖고 다녀올 걸 후회가 막심이다. 한참을 끌고 오다보니 몸 컨디션도 별로로 변했다. 집에서 그냥 쉴까 하다가 그래도 산에 가야 된다는 마음 속 꼬드김에 넘어 갔다. 아내가 ..

등산 2021.12.04

11.20 대피소 - 행궁지

보름만에 쉼터 내 자리에 앉았다. 밖에 외출도 자유롭지 않고 여행 가는 것도 꺼림직하고 요즘은 감옥 생활이 따로 없다. 더구나 지난 주말은 방콕을 했다. 새벽에 운동하고 집에 와서 종일 틀어박혀 있으려니 죽을 맛이었다. 이틀 전에 상가관리단회의를 하고 집에 와 막걸리를 한 잔 했는데 모자란 것 같아 양주를 뜯어 한 잔 따랐다가 바로 아내에게 걸려 마시지도 못하고 뺐겨서 심술이 잔뜩 났다. 아내는 오늘 말 할 분위기가 아닌데도 산에 가지고 갈 먹거리를 다 준비해 놓고 눈을 흘긴다. 싸움을 계속해 자존심을 세우려면 빈 배낭으로 나와야 하는데 샌드위치, 과일, 뜨거운 녹차를 다 넣었다. 또 졌다. 경의선 열차가 노조 파업이 끝났는지 제 시간에 도착했다. 704번을 타고 산으로 들어오니 9시도 한참 전이다. 천..

등산 2021.11.21

11.06 행궁지 - 대동문, 딸 . 김정도 회장

산에 가려고 다른 날 보다 조금 일찍 집을 나섰다. 역에 들어서니 파업 어쩌구하며 열차가 늦는다는 방송이 나온다. 전화가 왔다. 아롬이다. 친구와 산에 가려고 약속을 해서 구파발역에 있는데 급한 일을 핑계로 빵꾸를 냈다며 같이 가자고 한다. 늦게 도착한 열차를 타고 대곡역에 내리니 내가 탈 지하철이 도착하는 것이 보인다. 뛰어가도 1분은 걸리니 늦었다. 다음 열차는 대화에서 이제 출발하고 있다. 그렇게 되어 많이 늦은 시간에 딸을 만나 주말버스를 타고 산성입구에서 내려 산으로 들어갔다. 계곡길로 들어가니 지난주 보다 나뭇잎이 많이 떨어져 을씨년스럽다. 계곡물도 줄어 물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옆에서 걷는 딸의 발걸음이 빠른 건지 내가 늦어진 건지 같이 걷기 힘들어 온다. 괜히 마스크 탓을 한다. 지난주와 ..

등산 2021.1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