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엔 주말마다 비가 와서 불편했는데 올해는 주말엔 비가 남쪽으로 내려가 주는 바람에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 아침까지 내리던 비가 8시가 넘어서 그쳤다. 전날 싸둔 배낭을 챙기고 샌드위치를 만들고, 과일을 깎아 담고 9시 조금 넘어서 집을 나섰다. 마눌은 비도 오고 했으니 하루쯤 쉬라고 했지만 주말산행 중둑에 걸려서 그런지 집에 있게 되질 않는다.
방금 비가 그친 산은 참 맑다. 구름은 산허리를 감싸고 흐르고 계곡은 힘차게 흐르는 맑은 물로 넘친다. 비가 온 이삼일 후의 계곡은 발 담그고 쉬기가 참 좋다. 막걸리 한 병만 있으면 더 바랄게 없다.
장마철이라 그런지 비가 와서 그런지 구파발에 사람이 많을 시간인데 버스정거장에 줄을 서지 않을 정도로 사람들이 없다. 삼천사로 해서 넘어가려다가 비가 와 바위가 비끄러울 것으로 생각되어 그냥 북한산성입구에서 내려 계곡을 따라 올라갔다. 행궁지로 해서 남장대능선 중턱에 다다를 때까지 사람구경을 할 수가 없다. 남장대, 상원봉, 청수동암문을 지나 문수봉에서 물 한 모금 마시고 대남문을 거쳐 주능선을 따라 걸었다. 다른 때보다 힘이 많이 든다. 벌써 한 달 넘어 왼쪽 어깨 뒤가 아픈 것이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인지. 대동문에서 수유리로 내려가려다 마음을 고쳐 먹고 평상시와 같이 북한산대피소로 갔다. 대피소에 오후 1시에 도착해 처마 밑에 손수건을 깔고 앉아 점심을 먹고 계곡으로 내려왔다. 계곡물이 참 많다. 물이 불어 젖게 될까봐 밀레 아쿠아신발을 신었는데 그냥 등산화를 신었어도 될 뻔 했다.
집으로 바로 돌아와 앞가게에서 사 온 막걸리를 마시고 기분 좋게 잠이 들었다.
북한산성입구(10:11)
행궁지 발굴모습(11:14)
남장대 능선길(11:35)
남장대능선에서 건너편 주능선(11:38)
의상능선(11:40)
구름에 가린 삼각산(11:47)
문수봉에서 본 비봉능선(11:54)
대남문(11:59)
능선길(12:15) 소나무 밑으로 보이는 곳이 주능선 남쪽 전망대
주능선 남쪽전망대에서 본 삼각산(12:20)
주능선 북쪽 전망대(12:21)
동장대에서 본 남장대능선(12:42)
대피소 광장(13:12)
노적사 아래 정자 앞 계곡(13:39)
북한동계곡(14: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