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엔 할 일이 많아 동네에서만 맴돌았다. 그런데 나중에 보니 모든 일이 그냥 평소에 하던 대로 했어도 될 일이었다는.... 억지로 하지 않아도 될 일은 된다는 것이다.
이제 얼얼하게 취기가 돈다.
고양막걸리 축제의 흥이 예전처럼 돋지 않았다. 우선 맛있는 안주를 사던 곳들이 사라졌고 모두가 막걸리를 잘 빗는다고 자랑들을 하는데 그게 그맛이고 값은 무지 비싸다. 게다가 예전에도 그랬겠지만 미운 정치인들이 무대에 올라 짖는 소리를 한다. 쓰레기들을 어떻게 치워야 할 지 걱정이다. 환경직 분들이 정말 고맙다.
늘 축제에 참여했던 감홍로가 보이지 않아 더더욱 아쉬웠다.
새벽까지 비가 내렸는데 일기예보에서와 같이 비가 그쳤다. 아침에 일어나 샌드위치 2개를 만들어 배낭을 꾸렸다. 정 박사와 둘이 산에 가나 했는데 김 회장이 산에 오려나 보다. 토요일에 월악산을 다녀온 것으로 아는데 대단한 체력이다. 9시에 구파발에서 만나기로 했으니 8시 넘어 집을 나섰다. 그런데 김 회장이 9시 반에 만나는 것으로 알고 있어서 하나고 앞에서 만나기로 하고 정 박사와 같이 이말산을 넘었다.
하나고 옆으로 내려와 찻길을 건너니 바로 도착한 7211번에서 김 회장이 내렸다. 어디로 갈까 의견이 갈린다. 안전한 길로 짧게 가고 싶은, 좀 멀리 우락부락한 경치 좋은 곳으로 가고 싶은 생각 중에 내가 편드는 편이 이긴다. 새벽까지 비가 왔으니 안전한 길을 골랐다. 오늘은 문수봉에 갈 생각이 전혀 없었는데 꼼짝 없이 가게 되었다. 진관사로 들어가다가 공원으로 내려서 삼천사로 향했다.
길은 비가 청소를 해줘서 깨끗했다. 바위에도 먼지 하라 없다. 등산화가 길에 착착 감긴다. 이말산을 넘어 왔는데도 발걸음이 가볍다. 부왕동암문과 갈리는 삼거리에서 잠시 쉬다가 출발하는데 의상으로 가는 것 아니냔다. 이런 누가 허영호 대장 친구 아니랄까봐 힘이 넘치나 보다. 전화가 왔다. 눈비돌이 대성문이 1.2키로 남았단다. 우린 가파르게 오르는 길이 1.3키로 남았다. 비봉능선으로 오르는 돌맹이길과 청수동암문 아래 너덜길을 힘겹게 올랐다. 나보다 더 들어보이는 이들이 휙 지나간다. 그분들의 체력이 부럽지만 산에 내 힘으로 올 수 있음에 감사해야지.
하늘이 참 맑다. 힘들게 오른 문수봉에서 멋진 풍경이 펼쳐져 있다. 가을인데다 비가 와서 먼지들을 쓸어내려 그런가 보다. 단풍은 군데군데 물들려 하는데 아직 더 있어야 제 색을 낼 것이다. 이 가을 산에 계속 오게 생겼다. 하긴 오늘 같은 컨디션이면 매일해도 좋다. 적당한 차가움과 맑은 하늘과 공기 그리고 제일 좋은 친구들, 지치지 않은 체력이 있으니 더 뭘 바라랴.
내려가는 길, 배가 고파 오나 보다. 대남문 앞에 배낭을 내려 놓고 서서 점심을 먹었다. 정 박사가 가져온 단감이 꿀맛이다. 커피도 맛있는데 날이 차가워 그런지 식었다. 식사 중에 비가 한두 방울 듣는다. 일기예보엔 서너 시에 온다고 했는데 너무 이르다. 하늘을 보니 계속 올ㅈ것 같진 않아 우산을 꺼내지 않았다. 식사를 마칠 즈음 눈비돌이 왔다. 인사를 하고 배낭을 꾸려 대성문을 지나 길고 긴 백운동계곡을 내려왔다.
그리고 눈비돌이 얼큰한 것이 당긴다하여 전주식당에 들려 동태찌개에 소주와 막걸리로 속을 덥히고 집으로....
아내 화장품과 원기회복을 위한 홍삼 그리고 뒷풀이까지 모두 끝낸 분에게 어떻게 고마움을 표해야 하나. 계속 같이 산에 다니는 것이 가장 좋지 않을까? ^^
하나고 앞에서 보이는 북한산
삼천사. 이제 본격적인 등산 시작이다.
물 거너는 곳. 이곳이 이 코스에서 가장 험하다.
이 코스 가장 상단의 물 건너는 곳.
잠시 휴식 중....
청수동암문이다.
다른 분이 찍어준 독사진. 참 오랫만이다.
보현봉
구기동계곡을 지나 서울 시내가 환하다. 이렇게 공기가 맑은 날이 언제였던가?
비봉능선을 지나 저 멀리까지 보였다.
맑은 하늘에 먹구름이 끼기 시작했다.
증명사진 한 장
대남문. 아직 붉은 단풍빛은 오지 않았다.
산영루
오늘 본 가장 잘 핀 단풍
중성문
역사관 앞
다 내려왔다.
대남문 부터 함께 한 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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