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술

2012.2.12 술에 대한 생각

PAROM 2012. 2. 12. 15:45

운동을 하다 발목을 다치는 바람에 벌써 2주째 운동도 못하고 등산도 가지 못했다. 게다가 내 일을 핑계삼아 상가에도 지난 주에는 나가지 않았다. 그런데도 막걸리는 하루 걸러 마셨다.

 상가에 나가지 않은 첫번째 이유는 술 때문이었다. 조금씩이지만 매일 마시는 것이 부담이 되었고 그만두지 않으면 그냥 이대로 세상의 끝까지 갈 것 같았다. 해야 할 일도 있고, 만나야 될 사람들도 많은데 한 곳에서 계속 시간을 죽이고 싶지 않아서였다. 그리고 상가 말고도 술을 마셔야 할 친구들이 많은 것도 이유였다. 상가에서만 마시다 보니 다른 친구들과 어울릴 시간이 없었다. 결코 내가 바라는 것이 아니다.

 이제 옛날이 되어버린 지난 주에도 두 번이나 집에 새벽 1시 경에 들어왔다. 적당한 선에서 일어서야 하는데 그걸 못한다. 술이 일정량을 초과하면-점점 더 그 양이 줄어들고 있다- 통제가 안 된다. 술이 술을 마신다는 말이 맞게 되는데 그 결과는 끔찍하다. 집에 오는 과정이 기억에서 사라지고 다음 날 하루가 완전히 날아간다. 그런 이유로 술 약속이 있는 다음날은 약속을 하지 않지만 고쳐야 될 습관이 되었다. 지금 나이에 고칠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런 면에선 술친구인 이교수를 존경한다. 집 식구들이 너무나 싫어 하기 때문에 조금 마셔야지 하면서도 이게 잘 되지 않는다.

 운동을 하고 나서 마시는 막걸리 한 병은 참 좋다. 시원하고 피로가 풀리고 기분도 무척 좋아진다. 그런데 이것도 정도를 초과하면 역시 독이 된다. 처남과 지지난 주에 관악산 등반 후에 마신 술이 과해 집에오는 과정이 사라져 버렸고 다음날 역시 죽어 지냈다. 이정도면 웬수다. 등산 후에 계곡에 흐르는 땀을 씻고 발 담그고 마시는 한 잔의 막걸리가 좋다. 거기까지만 이지만.......

 친구들과 오랜만에 만나 회포를 풀며 마시는 술 또한 좋다. 그런데 이경우는 두세병으로 끝나지를 않는다. 혹 중간에 잔을 내려 놓은 친구들도 있지만 대개는 같이 인사불성이 된다. 하긴 그러니까 자주 어울리겠지만. 이득을 따지지 않고 웃고 즐기려고 어울리는 친구들과는 한이 없다. 사업상의 이유가 들어가면 정신을 바짝 차리고 실수하지 않기 위해 조심하지만 친구들과는 아니다. 혹 실수를 했어도 이해하고 다음에 만나면 언제 그랬냐며 반기니까 마음을 풀어 놓고 만나게 된다.

 그제 점포를 세 얻은 사람과 같이 청주에 다녀오면서 저녁에 역삼동에서 30년이 넘은 친구들을 만났다. 역시 2차로 이어졌고 다행히 막차 지하철로 집에 올 수 있었다. 이 친구들과는 죽을 때까지 2차 노래방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만나게 된 친구들과의 모임이 뜸해졌다. 이제 상가에도 매일 나가지 않을 것이니 시간을 내어 얼굴을 봐야겠다.

 지난 주에 집에서 있은 시간이 많은 덕분에 새로 시작할 사업의 홈페이지 격인 카페를 새로 만들었다. 영문소개서와 몽골어 안내서만 올리면 완성이 되게 된다. 대부분 인하대학교의 영문 자료를 가져다 붙였지만 그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마침 35년전에 만나던 친구가 전화를 해서 몽골에서 울 스웨터를 수입하는 것을 얘기했는데 내 얘기를 한 친구가 영어를 잘 해서 그에게 부탁을 했는데 아직 오지 않았다. 조금 더 기다리다가 전화를 해봐야겠다.

 어디 좀 다녀오려는데 차가 없어서 그냥 주저 앉았다. 아들이 차를 지하에서 빼 온다고 열쇠를 가지고 나가더니 지하주차장 기둥에 문짝을 긇어서 수리를 보냈다. 모두 80만원이 든다고 하는데 거의 차 값이다. 보험으로 50만원을 처리하고 30만원과 자부담 10만원을 내가 부담하기로 하고 수리를 맡겼는데 아직 다 되었다는 연락이 없다. 월요일인 내일 차량 종합검사까지 하고 인계하려는가 보다. 차가 오래되니 종합검사 기간도 점점 더 잛아지는가 보다. 어느정도 고쳐햐 합격할 텐데 그것도 걱정이다. 새차를 사기도 그렇고.

 이제 나이가 들다보니 술을 마시는 것은 좋은데 깨고 나서가 문제다. 대취하지 않으면 상관이 없으나 대개는 대취하게 되니 항상 아침에 제때 일어나지 못하고 해가 엉덩이를 비춰야 일어나게 된다. 어제도 그랬지만 그것도 머리를 쥐어짜면서. 이제 주량이 줄어서 집에서 혼자 마실 때는 막걸리 750mm짜리 한 병이 가장 좋은 것 같고 바깥에서는 두병이면 기분이 좋게 된다. 그런데 거기에서 멈추지 못해 문제다. 나이들어 술취해 버스에서 술냄새 풍기는 사람들을 여럿 봤고 저러지 말아야지 했는데 이제 내가 그짓을 하고 있다. 고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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