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2.24 고봉산 - 황용산

PAROM 2022. 2. 26. 11:28

오늘 산에 다녀왔다. 주중에 짬을 내서 가는 것이라 북한산이 아니고 집 근처의 고봉산과 황용산이다. 토욜에 삼성역 근처에서 참석해야 할 예식이 있어서 미리 산에 다녀왔다. 주 5일 하는 운동이 힘들어서 수욜이나 목욜에 쉬기로 했으니 오늘 쉬고 일요일에 갈까 생각해 봤지만 일요일은 아무 짓도 하지 않고 푹 쉬는 게 제일 좋아서이다. 지난주에 이어 내리 두 주째다. 
 
아내는 7시 반 전에 출근하고 집에 혼자 남아 멀뚱하니 있다가 작은 배낭에 물과 아이젠만 넣고 거의 평상복 차림으로 8시 조금 넘어 집을 나섰다. 사흘전 밤에 발목뼈가 금이 가서 깁스를 한 딸아이가 오후에 출근시켜 달라고 하여 늦어도 11시 반 전에는 집으로 와야 하기에 차를 가지고 일산동고 뒤의 황용산입구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산으로 들어갔다. 
 
덕이동으로 이사와서 한동안 물을 떠다 먹던 약수터는 이제 물이 나오지 않아 폐쇄되었고 주말농장  하던 곳은 공원이 되어 산 아래쪽에만 밭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자주 다니던 고봉산과 황용산도 이젠 1년에 한 번이나 오나 모르겠다. 오랫만에 오니 산길은 조금 바뀌어 야자가마니가 길 바닥에 깔렸지만 오래되어 거의 다 삭았고 나무계단이 전보다 많이 놓여져 있었다. 
 
집에서 나올 때 영하 11도라 오리털파카를 입었는데도 황용산능선에 오를 때까지 땀이 나는 기운을 느끼지 못했고 금정굴 쯤 내려가니 오히려 추위가 느껴졌다. 그러나 고봉산 삼거리를 지나 고봉산을 오르기 시작하자 정자로 오르는  돌계단을 만나면서 숨이 가빠진다. 나를 호기롭게 지나쳐 오르던 이는 돌계단이 끝나기도 전에 힘이 부치는지 선 자리에서 꼼짝을 않는다. 
 
돌계단을지나 정자를 지나면 나무계단이 나오고 그곳을 오르면 잠시 후 길은 평평하게 한동안 이어지다가 작은 비탈을 만나 헬기장으로 간다. 그 헬기장을 지나면 길은 잠시 내려서다가 이내 고봉산 꼭대기로 솟는다. 길의 꼭대기는 갈 수 없다. 군부대가 커다란 안테나를 품고 주둔하고 있어서이다. 오늘은 올라갈 수 있는 가장 높은 곳까지 갔다가 장사바위로 향했다.
늘 북한산 남장대지능선에 올라 동네를 찾을 때 기점으로 삼았던 고봉산이 제법 높다. 저 위에서는 아무것도 아니었는데... 
 
장사바위 근처 쉼터에는 늘 운동하거나 쉬는 이들이 많다. 대부분 연식이 나보다 최소 십 년은 더 되어 보인다. 일찍 일어나 산에 와서 운동들을 하니 몸이 건강할 수 밖에 없겠다.
장사바위에서 오리털파카를 벗으니 다 젖었다. 이렇게 땀을 많이 흘린 줄은 몰랐다. 물한모금을 마신 후 파카를 배낭에 넣고 티셔츠 차림으로 영천사를 가기 위해 비탈길로 내려섰는데 길에 흙먼지가 많이 났다. 그래도 오늘은 상관없다. 황용산 입구에 에어건이 3대나 있기 때문이다.  
 
잠시 다시 산을 올라 군부대 입구의 이무기바위(아주 작아서 안내판에 의지하지 않으면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를 지나 영천사로 가니 그제야 산아래 시야가 트였다. 딸을 만나야 하기에 부지런히 먼지가 폴폴 나는 산길을 걸어 올라간 길을 되짚어 내려왔다가 다시 금정굴로 향했다. 금정굴에서 황용산까지 남은 거리를 보니 충분히 다녀올 수 있을 것 같아 더욱 속도를 내서 올라갔다. 
 
황용산 능선에는 군부대의 철책이 꼭대기 끝까지 이어져 있다. 오르내리는 능선을 따라 제일 꼭대기 끝까지 갔다. 물론 여기도 정상은 군인들 차지다. 사진촬영을 금지한다는 표식이 여기도 최전방임을 느끼게 했고 철책 너머에서 너댓 명씩 모여 소총과 경기관총을 옆에 두고 머리를 맞대고 있는 군인들을 보며 더욱 파주가 최전방 지역임을 느끼게 했다.
요 며칠 사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의 전쟁 가능성에 온 세계가 긴장하고 경제, 주식시장이 무너져 내리는 것을 보고 느끼니 저들의 일이 남의 일만이 아니란 것을 더욱 느끼게 했다. (ㅡ 오후 5시 수정함. 전쟁이 났다고, 그래서 주식시장이 아작이 났다고. ㅠㅠ) 
 
오늘 걸은 거리는 얼마나 됐을까? 황용산에서만 최소 4키로니 대충 8키로? 걸은 시간은 두 시간 반 정도다. 고봉산이 해발 202미터고 황용산은 그보다 낮다. 집에 들어오니 11시였다. 
 
집에서 샤워하고 옷 갈아 입고 딸에게 가서 태우고 점심 같이 먹고 학교에 태워다 주니, 내일 병원에 가는데 4시 반 넘어서 집에 태워다 달란다. 파주엔 짧은 거리엔 택시 잡기가 어렵다며.ㅠㅠ
해야지....

 

동네 뒷산 오르기 위해 집을 나섰다.

주말농장이었던 곳에 공원이 들어섰다.

범룡골약수터. 일산으로 이사 와서 한동안 이곳에서 물을 떠다 먹었는데 지금은 폐쇄되었다.

황룡산 능선에 있는 이정표.

금정굴. 625전쟁의 비극이 살아 있는 곳이다.

고봉산 입구

정자를 지나면 나타나는 계단

헬기장 너머로 고봉산 정상의 탑이 보인다.

여기가 고봉산에서 민간인이 갈 수 있는 가장 높은 곳이다.

장사바위 쉼터.

장사바위 쉼터에 있는 고봉산성 안내판.

여기서 직진하면 영천사고 콘크리트 포장길을 따라가면 갈 수 없는 고봉산 정상이다.

영천사

영천사 앞 마당에서 보이는 우리동네

고봉산 입구의 정자

황룡산 정상에서 보이는 파주. 반대쪽은 사진촬영금지다.

황룡산 정상 부분.

예전에 약수터에 물 뜨러 오면서 산책 삼아 여기까지 자주 오곤 했다.

이 정자를 지나 산으로 간다. 옆 6345호가 내 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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