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6.25 경복궁역 - 청와대 춘추관 - 백악정 - 백악산 - 삼청공원

PAROM 2022. 6. 26. 07:20
오늘은 정희남 원장, 이왕로 교수와 같이 경복궁역에서 9시에 만나 새로 개방된 청와대 춘추관 옆을 지나 백악정, 만세동방 약수터, 청운대로 해서 백악산에 올랐다가 촛대바위 데크에서 간단한 끼니를 때우고 숙정문, 말바위, 삼청공원으로 내려와 경복궁을 통과해 11키로를 걸은 후 경복궁역 근처에서 냉면을 먹고 집에 와서 한숨 자고 나니 피로가 많이 풀렸다.  
 
장마 중이라 덥고 습한 날이었다. 배낭엔 우산과 물 2병, 과일, 샌드위치, 진도산 홍주가 든 플라스크, 스틱, 바람막이 점퍼 등등등이 들어 있어 무척 무거웠다. 걷는 중간중간 해도 나고 했지만 공기 중에 물방울이 많아 전망이 좋은 장소를 만나도 잘 보이지 않았다. 대신 높은 습도 때문에 온몸은 순식간에 땀으로 범벅이 되었다. 
 
오래전에 정 원장과 같이 걷기로 약속한 날이라 혹시 청송회 친구들도 갈 사람이 있는지 단톡방에 공지했는데 아무도 댓글을 달지 않았다. 대신 정 원장의 후배인 이왕로 교수가 함께 걷는다고 했다. 이왕로 교수와는 두어번 북한산을 같이 걸었던 적이 있었다. 
 
경복궁역 3번 출구에서 제 시간에 만나 청와대로 향했다. 이길은 내가 중학교와 고등학교 다닐 때 걷던 길이다. 중학교 때인 1968년에는 청와대 앞길을 걸었었는데 어느 순간 민간인은 걸을 수 없게 되었었으니 거의 50년도 넘게 만에 청와대 정문 앞을 지날 수 있게 된 것이다. 정 원장도 오래전에 행정관으로 1년 반 정도 파견근무를 했었다며 옛 기억을 떠올렸다. 초행인 이왕로 교수는 풍경을 사진에 담느라 바쁘다. 
 
우리는 청와대 앞길의 끝에 있는 춘추관으로 들어가 성곽을 따라 백악정으로 가파르게 이어진 길을 올랐다. 그 길은 중간에서  경복고 쪽의 칠궁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났다. 백악정으로 오르는 길 중간에 문재인 대통령이 심은 나무가 보였고 백악정 옆엔 김대중 대통령이 식수한 나무가 크게 자라 있었다. 백악정을 지나자 일방통행로가 청와대전망대까지 이어졌다. 그 길은 다시 밑으로 크게 돌아 내려가는 길이라 2백 미터 정도를 역주행해서 만세동방약수터로 갔다. 그 약수는 씻는 용도로만 쓰라고 공지되어 있었다. 약수터 앞에서 잠시 쉬며 정 원장이 수박을 꺼냈는데 마른 목에 시원하고 달콤한 수박은 지나가는 이들을 목마르게 하고 부러워하게 하는 최상의 음료였다.  
 
이후 우리는 신문에 문재인 대통령이 주춧돌에 앉았다는 보도를 낸 법흥사터로 한참을 내려가 별 것도 아닌 폐사지를 둘러본 후 이 교수가 가지고 온 체리로 갈증을 해결하고 다시 힘겹게 올라와 청운대로 갔다. 청운대로 가는 길은 자하문에서 백악산을 올랐다가 숙정문으로 내려가는 길과 같다. 청운대에서 백악산까지는 5분도 안 되는 거리이니 초행인 분을 위해 342미터의 북악산을 오른 후 되돌아 내려왔다. 자하문으로 내려가는 길은 별 볼 것도 없고 가파른 돌계단이라 삼청공원으로 내려 가기로 했다. 삼청공원은 중고교 시절에 송충이를 잡으러 다니던 곳이었는데 이후엔 온적이 없었다. 대신 아래의 삼청동수제비에는 광화문 시절 여러 번 왔었다. 
 
촛대바위 옆의 데크에 앉아 가볍게 점심을 먹고 숙정문, 말바위를 지나 내려오는데 내리막길인데도 땀이 그치질 않았다. 삼청공원으로 내려와 삼청동을 지나는데 수제비집을 비롯한 길가의 식당들에 다 줄이 길게 이어져 있어 들어갈 엄두가 나질 않았다. 하여 계속 걸어내려와 경복궁 담을 따라 걷다가 경복궁주차장으로 들어가서 광화문으로 나와 경복궁역으로 향했다. 적선동골목길로 들어가니 바로 냉면집이 있어서 들어가 물냉면을 한 그릇씩 비우고 나와 역에서 나는 대화역 방향으로 정 원장과 이 교수는 충무로 방향으로 갔고 집으로.... 
 
아래 사진은 정 원장과 이 교수가 찍은 것들이라 산행순서와 관계없이 올림.
 
 

청와대 정문에서

춘추관을 지나 등산로 입구에 있는 안내판

조금 올라가자 시야가 터지며 서울 시내가 보였지만 가스가 잔뜩 꼈다.

맑은 날이면 좋았을텐데. 하지만 장마철에 비를 맞지 않은 것만 해도 어디냐?

주능선에 이르기 전까지는 이런 데크길의 연속이었다.

신문 보도로 알게 되어 많은 방문객들이 찾게 된 폐사지.

폐사지로 내려가는 길고 가파른 데크길.

북한산이 윤곽만 보인다.

삼청공원으로 내려가는 길, 백악(북악)산이 꽤 멀어졌다.

말바위

청와대가 바로 아래에 있다.

청와대전망대를 조금 지나면 인왕산이 보인다. 여기는 일방통행로라 한참을 빙 돌아 내려가 다시 올라야 한다.

   백악정에서

청와대 춘추관

이곳에서 먹은 수박이 참 시원하고 맛있었다.

탐방 중 처음 셋이 같이 카메라 앞에 모였다.

청운중학교는 백악산 반대편에 있는데 왜 이곳 이름을 빌렸는지 궁금하다. 청운대는 이 산에서 전망이 제일 좋은 곳이란다.

오늘 오른 가장 높은 곳

1968.1.21대의 탄환 흔적이 박힌 소나무. 54년이 넘었는데 그대로라니 믿기지 않다.

숙정문

근정전으로 가는 문 뒤로 오늘 올랐던 백악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