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연식이 꽤 되니 건강이 제일 신경 쓰인다. 남의 도움이 있어야 사는 삶은 싫다. 그래서 산에도 헬스장에도 열심히 다니고 있다. 며칠 전 혈압약을 받으러 병원에 갔는데 지난번 건진에서 빈혈이 나왔다며 남자에게 빈혈은 나쁜 징조일 수 있단다. 그래서 다시 피 검사를 했고 다음날인 그저께 정상이란 통보를 받으니 세상이 좋아 보였다. 하지만 그 좋은 세상의 햇살도 주식시장이 죽을 쑤는 바람에 하루도 못 가서 사라졌다. 어찌보면 인생 자체가 제로썸인 듯 하다. 밤새 여러번을 깼다. 기억 나지 않는 꿈의 찜찜한 여운에 새벽 두 시 이후에는 잠에 들지 못했다. 컨디션이 좋을 리가 없다. 하지만 산에는 가야겠다. 안 가면 더 피곤할 것이니까. 이불에서 벗어나 등산할 복장을 갖추며 일기예보 부터 봤다. 여섯 시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