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833

6.26 대피소 - 보국문

산에 오기 전날, 일기예보를 볼 때마다 비가 내리는 시간이 다르게 나온다. 그러나 다 오전에는 비가 내리는 것으로 나온다. 내가 차안에 있을 때만 비가 내리면 좋겠다. 올해는 유난히 비가 많이 내린다. 비가 내려도 산으로 가는 것을 아는 아내가 유부초밥을 싸고 수박과 참외를 담아 놓았다. 그리고 보온병에 얼음도 가득 넣어 건넨다. 배낭에 먹거리를 더 넣고 우산, 그라운드 시트, 겉옷을 더 넣으니 무겁다. 집을 나서니 새벽에 내린 비에 땅이 젖어 있다. 하늘은 찌푸둥하다. 서둘러 탄현역으로 갔다. 그런데 열차가 바로 떠났다. 마스크를 제대로 챙겼으면 앞차를 탈 수 있었는데. 내가 탈 차는 7정거장 뒤에 있다. 구파발역 버스정거장공사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너무 오래 걸리는 것 같다. 오래 기다려 주말버스..

등산 2021.06.27

6.19 행궁지 - 대피소

기진맥진이다. 다리도 다 풀렸고 물 한 병 겨우 들 힘만 남았다. 오늘따라 배낭엔 사탕이나 초코렛도 하나 없다. 앉은 김에 기운을 차리고 집으로 가야겠다. 어제 봉일천에 가서 곱창전골과 만두전골에 세 병씩 마신 것, 그리고 집에 와서 더 마신 것 때문에 일어나고 싶지 않았는데 그러면 한동안 이어질 잔소리가 듣기 싫어 술냄새를 풀풀 풍기며 겨우 일어났다. 매생이국으로 해장을 하고 유부초밥과 수박을 넣고 출근하는 아내와 같이 7시 반에 집을 나섰다. 어제 산에 가게 되면 연락하자고 했던 친구는 피곤해서 잠이나 더 자겠단다. 이른 시간인데 전철에 자리가 없다. 704번이 와서 탔는데 만원이다. 산성입구에서 내리며 보니 뒤에 바로 8772번이 서 있다. 일찍 나왔다고 편하게 오는 것이 아니었다. 겉옷은 집에서부..

등산 2021.06.20

6.12 대피소 - 보국문

다음주 중간에 나와 나온이의 생일이 있어서 식구들이 다 금요일에 집에 모였다. 나온이는 조금 더 커서 두려움과 낮설음이 생겨 한참을 오지 않는다. 놀이터에서도 잘 타던 그네와 미끄럼틀에 오르지 않았다. 떨어진 기억이 있어서인가 보다. 아들 식구들이 10시 쯤에 집에 간다고 해서 손주와 놀려고 했는데 산에 가는 것이 일주일의 컨디션에 더 좋을 것 같아 여러번을 뒤돌았다가 탄현역으로 갔다. 평소보다 한참 늦었다. 배낭엔 아내가 아침에 아들들 먹으라고 싸놓은 김밥과 유부초밥을 덜어 넣고 수박도 한 그릇 담았다. 한참을 기다려 탄 8772번 제일 뒷자리에 앉아 산성입구에서 내려 산으로 가는데 날이 푹푹 찐다. 산에 들기도 전에 땀이 흐른다. 이렇게 더운 날 더욱 늦게 왔으니 고생길만 남았다. 계곡입구로 가니 밤..

등산 2021.0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