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힘들게 걷고 와서 쉬려고 하니 피곤이 몰려온다. 하품이 계속 나오고 졸립다. 오늘은, 내 작은 기억으로는 올해 처음으로 백운대에 올라간 날일 꺼다. 그런데 정상 턱 앞에서 찬 바람을 맞으며-거짓말 조금 보태서, 한 여름의 끝자락에 얼어 죽는 줄 알았다- 거의 반 시간을 기다리고 나니 앞으로 다시 백운대에 오를 생각이 날 지 모르겠다. 오전 10시 쯤에 위문을 지나 인수봉을 발 아래 둔 것이니 줄을 서지 않으려면 더 이른 시간에 가야 할 터이다. 주말이라 그런지 이제는 원래 그런지, 백운대 커다란 태극기 아래에 외국인들이 더 많았다. 내 앞과 뒤의 열 명 정도가 다 서양인과 동남아인이었었다. 이번주에 추석이 있다. 애들에게 설에는 우리집으로 오고 추석엔 처가에 가라고 했는데 굳이 내 집에 오겠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