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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 보국문 - 대피소

설 전날이라 그런지 등산객들도 별로 없고 산이 좀 황량하게 느껴졌다. 차례 음식 만들지 않고 도망 나와서 더 그리 느껴졌나? 아들 식구들이 일찍 집에 온다고 했으니 손주들 보러 집에 빨리 가야겠다. 오늘 산에 오기 위해 내일 내가 해야 할 일들을 어제 다 했다. 아내는 산에 가는 것이 못마땅해 하지만 막지는 않는다. 궁시렁궁시렁 해서 전을 부치고 산엔 이삼 일 후에 가겠다고 하니 걸리적 거리지 말고 나가란다. 하긴 내가 명절에 할 일은 전 부치는 것이 다다. 게다가 이번에 전도 조금만 할 것이니 더 내 존재감이 떨어졌다. 그러니 산으로 올 밖에. 못마땅해 하면서도 샌드위치 속재료를 어느새 다 만들고 녹차도 뜨겁게 담아 놨다. 늘 그렇듯 아침을 먹고 배낭을 꾸리고 집을 나서는데 지갑, 핸펀 등을 챙겼냐고 ..

등산 2023.01.23

1.14 행궁지 - 대성문

올들어 처음 북한산에 왔는데 산행 내내 빗속을 걸었다. 이 한겨울에 웬 비냐? 날이 영상이라 눈 대신 부슬비가 내렸지만 참 멋 없었다. 벗어 두었던 자켓을 꺼내 입었더니 춥다. 얼큰한 순두부에 몸을 녹여야겠다. 새해 첫날은 아들과 집 근처의 심학산에서 해맞이를 했고 첫째 주말-사실은 1월 2일부터 열흘간이다-은 콧물감기에 꼼짝 못하고 집에 박혀 있어야 했다. 그러다 이틀전에 몸이 좋아진 듯하여 막걸리를 한 잔 했는데 컨디션이 좋았다. 드디어 감기가 다 낫다는 신호니 비가 온다고 오늘을 그냥 보낼 수는 없다. 지난주에 산친구들이 찍은 사진을 보니 눈세상이었는데 아직 남았으려나 궁금하기도 했다. 그런데 아내가 갑자기 아들에게 간단다. 손주들 보러. 난? 못 가지. 더구나 오늘 집에 온다고 하는데. 아내가 어..

등산 2023.01.15

2023.01.01 심학산 해맞이. 아들과

예순 몇 번 째 맞는 1월 1일이다. 2018년 아들이 결혼하기 20일 전에 식구들이 넷이 같이 심학산에 올랐었는데 올해 다시 아들과 둘이 심학산에 올라 떠오르는 해를 맞이했다. 늘 떠오르는 해를 맞으면 각오를 다지고 기원을 한다. 이제 내 가장 큰 관심은 건강이다. 아마도 나이 탓일 것이다. 전엔 대청봉이나 백운대에서 해를 맞으려 했고 동해바다에 떠오르는 해를 맞으려고도 했으나 이젠 좋은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그냥 즐기려 한다. 오늘 서울 일출시간이 7:47이란다. 그럼 여기는 조금 더 늦는다. 일출시간 한 시간도 전에 집을 나서 심학산 약천사 아래로 갔는데 주차장들은 이미 꽉 찼다. 돌아 내려와 구석진 길가에 차를 세우고 약천사 앞을 지나 산으로 올라가니 길이 무척 미끄럽고 어두워 잘 보이지도 않는..

등산 2023.0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