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부쩍 꾀가 늘어 핑계만 생기면, 아니 핑게를 만들어서라도 하지 않으려고 한다. 아침 운동도 그렇고 오늘 산에 가는 것도 비를 이유로 쉬려고 했다. 그러나 다른 것은 몰라도 산엔 가야지. 배낭여행 중에도 기회만 닿으면 갔었으니까. 입추가 며칠 전에 지났고 이틀 뒤가 말복이다. 계절은 역시 절기를 따라 간다. 그 덥고 잠 못 이루던 열대야도 옛일이 되었다. 더위도 한풀 꺾이고, 주말이 되었으니 산에 가야 한다? 된다? ㅎ~~ 둘 다다. 가기 싫어하는 마음은 접어 둔다. 정 박사와 오래전에 오늘 산에 가기로 했던 약속이 비 소식에 어그러졌다. 두 곳의 일기예보를 보니 서로 다르다. 한 곳은 오전 8시부터, 다른 곳은 오후 1시부터 비가 온다고 나왔다. 비가 오기 전에 내려오면 좋을 것 같아 일찍 서둘렀다..